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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가족 이야기

종묘대제 제17실 집준(執尊)으로 봉행

by 仲林堂 김용헌 2016. 5. 2.

봉행이 끝나고 기념촬영을 했다.


나는 종묘대제에 여러 차례 사진촬영하려고 참석하면서 제관은 어떤 사람들이 하며 제례를 어떻게 올리나 궁금해 왔었다. 일반 참반원은 가까이 접근할 수 없어 사진을 찍더라도 제실을 자세히 볼 수 없고 또 어떻게 제례를 올리나 알 수가 없었다. 성균관에서 일하는 지인으로부터 종묘대제에 제관으로 할 수 있느냐는 요청이 와서 승락했다. 이번 5월 1일 봉행한 종묘대제에서 내가 맡은 임무는 정전 19실에서 집준관(執尊官: 尊은 술통 준)으로 복무였다. 집준은 사준(司尊)이라고도 한다. 정전 제19실은 철종(哲宗)과 왕후인 철인장황후(哲仁章皇后) 김씨 신위를 모신 곳이다. 


집사는 감제(監祭), 대축(大祝), 우전(右奠), 외봉(外奉), 집준(執尊) 등 5명이 한 실에서 복무를 한다. 이들 집사는 헌관을 돕기 위한 사람들이다. 감제는 제례를 감독하는 역활로 경험이 많은 사람이 맡아 제관이나 집사가 잘 하나를 감독하면서 잘 모르면 가르쳐 준다.


축관은 독축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감실에서 신주를 모셔 내고, 삼상향할 때는 향로를 닫들고, 초헌관으로부터 폐비를 받아 제상에 올려 놓고, 작을 헌관으로부터 받아 제상에 올려 놓는다. 철변두에서 두를 조금씩 옮긴다.


우전은 묘사라고도 한다. 우전은 우측에서 복무하며 제례가 시작되면 감실에서 신위가 독을 꺼내 와서 열고 제례가 끝나면 독을 닫고 감실에 들어 놓는다. 재랑으로부터 폐와 작을 받아 헌관에게 드리고 헌관으로부터 작을 받아 제상에 올려 놓는다.       


재랑은 준상 앞에서 남향으로 서서 용찬(땅에 붓는 술을 담은 그릇)과 작(술잔)을 받들어 집준관이 술을 따르면 놓았다가 묘사(우전)에게 전한다. 


내가 맡은 집준관은 술통에서 술을 떠서 재랑이 받쳐주는 용찬이나 작(술잔)에 술을 따른다. 멱(뚜껑)을 닫는다. 임무는 아주 간단하지만 집준관의 복무 위치는 밖에서 가장 잘 보이는 곳이라 움직이지 않고 2시간 이상 움직이지 않고 복무해야 하는 힘든 자리이다. 


제례는 2시부터 시작해서 4시반경에 끝나지만 제례준비가 만만치 않다. 전날 10시부터 12시까지 등록하고 영상교육 받았고, 13시부터 16시까지 옷 입는 법, 거동법, 제관의 봉무요령 등을 교육 받았다. 제례 당일은 11시반까지 전사청에 와서 점심 먹고, 관복으로 갈아 있고, 12시반에 인원점검하고 13시부터 하월대로 나갔고, 집사는 복무위치인 각 신실로  13시반경에 올라 갔다. 13시반경부터 신관례, 궤식례, 초헌례, 아헌례, 종헌례, 음복례, 망료례가 끝나는 16시반까지 서 있었다.


종묘대제는 왕손인 전주 이씨들이 맡아 하는 제례이나 제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적으면서 왕비 가문에서도 아헌관과 종헌관도 일부하며 집사도 하고 있다. 종묘대제에 복무는 왕이 직접하고 제관은 당상관이 맡고 집사도 당하관이지만 높은 관직에 오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권위 있는 의식으로 누구든 제관이나 집사로 종묘대제에 봉행에 할 수 있다면 가문의 자랑일 수 있었을 것이다. 지금은 크게 부러워하지는 않는다고 하지만 이런 큰 제례에 경험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나도 꼭 해보고 싶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한번 경험은 하고 싶어 참여했다.



철변두가 끝난 후 제관이 월대로 내려 가려고 하고 있다. 앞에 보이는 상은 준상(奠床)이라고 한다. 준상위에 4개의 술독이 있다. 우측 첫번째가 전폐례에 초헌관이 올리는 울창주, 두번째가 초헌관이 초헌례에서 올리는 예제주, 아헌례에서 아헌관이 올리는 술이 세번째 양제주, 종헌례에서 종헌관이 올리는 네번째가 청주이다.   


제관이 모두 나 간 후 아주 간결한 모습의 기둥이 정숙하고 위엄이 있다.

습의하는 날 모습이다. 상월대에서 제관들에게 교육을 하고 있다.

생전 처음으로 제복과 관을 쓴 나의 모습이다. 

 

제관들이 옷을 입고 잇다.

금번 제례에 제관으로 참여한 광산김씨 일가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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