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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향교

1박2일 유교문화관광 기행문 (6. 명재고택)

by 仲林堂 김용헌 2016. 4. 19.

멀리서 명재고택 전경을 바라보고 있다. 맨 앞쪽이 사랑채이고, 사랑채 좌측이 안채이다. 사랑채 우측 뒤편에 소나무 사이로 보인는 집이 사당이다.


사랑채에는 이은시사(離隱時舍) 현판이 걸렸다. 숨어 사는 집이란 뜻이다. 명재 윤증은 숙종께서 흠모했고 한번 뵈고 싶다고 했으며 우의정까지 내렸으나 나가지 않았다. 아버지의 강화도의 일 때문에도 벼슬길에 나가지 않고 숨어 살지 않았나 본다. 일행은 해설사로부터 건물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계묘소 방문을 맡쳤으나 점심예약을 13시로 해 놓아 여유시간이 많아 계백장군 묘소와 탑정저수지 수변생태 공원에 기분 좋게 덤으로 방문했다. 점심은 은진미륵이 있는 관촉사 앞 식당에서 하고 나오니 버스기사는 점심도 못하고 수리하려고 애썼으나 고치고 있었다. 버스는 흔들림이 있는 상태로 마지막 방문지인 명재고택에 도착했다. 기사는 다시 연장을 꺼내 수리하고 우리 일행은 미리 예약한 해설사로부터 명재고택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해설사는 명재의 사상에 대한 이야기 없이 고택만을 설명했다. 이 고택은 대학 건축과 학생이면 다 방문하는 코스일 정도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한옥 중 하나이다. 나도 여러 차례 들어 알고 있는 이야기 있지만 이 가옥의 특징은 울타리가 없고, 여름에는 바람이 북쪽에서 찬 바람이 들어 와 시원하고, 여름에는 마당에서 더운 공기가 집안으로 스며들고, 겨울에는 볓이 많이 들게 했고, 굴뚝은 낮춰 목재가 훈증하도록 했고, 미닫이가 개폐할 수 있게 했고, 미닫이가 서로 틈이 없게 서로 물리게 했고, 안에서 밖으로 잘 보일 수 있게 하는 등 전통가옥이지만 그 안에는 아주 과학적으로 지은 집이라고 했다. 


그러나 우리 일행은 건축보다는 유학에 관심을 가지고 여기를 찾은 것이다. 해설사에게 명재의 사상에 대하여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하니, 솔직하게 모른다고 한다. 안동 도산서원과 하회마을 만난 해설사는 퇴계의 학문을 꿰 뚫고 있는 유능한 전문가들이 었으나 논산은 그렇지 못했다.   


명재는 소론의 영수로 당시 거목인 우암 송시열에 맞섰고, 인물로 비록 출사는 하지 않았지만 임금께서 정승까지 내려주었지만 나가지 않은 백의 정승으로 대단한 인물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 집에 와서 명재의 사상을 검색해 보니 다음과 같았다.


그는 당시 주자학 一方主義에 반대하고 ‘實心’과 ‘務實’을 강조하며 在野학자, 정치가로서 儒學(性理學)의 정신을 실천한 참다운 ‘儒者’, 즉 선비였다. 당시 집권한 黨派인 老論에 대해 반대 당파인 少論의 영수로서 務實이라는 정치적 개혁에 노력한 양심적지식인이었으나, 실제 정치에 참여하지는 않았다. 이는 그의 부친의 ‘江都의 事’(江華島에서 순직하지 않고 敵陣을 脫出한 일)라는 丙子胡亂때 겪은 불행 때문에 선택하지 않을 수 없었던 인생의 길이었다. 학문적으로는 성리학 이론에 대해 별로 좋아하지 않았고, 성리학의 종교적 실천인 예의 실천에 치중하여 그 이론 탐구인 ‘禮學’에 관심을 가졌다. 그가 표방한 實心과 務實은 당시 주자학 일방주의에 대한 반대 이념이므로 중요한 정치적 이데올로기로서의 역할을 하였다.


참고로 율곡의 실무(實務)은 첫째 거짓이 없는 진실성(眞實性)이다. 우주 자연의 실리를 본질로 하듯 인간의 심성세계에게도 참을 그 근본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실천성(實踐性) 즉 실공(實功)으로 실현성이다. 실심을 가지고 실공을 통해 실효를 추구하자는 것이다. 셋째 실용성(實用性)이다. 실효(實效)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답사를 다 맡친 후에도 버스기사는 계속 수리를 했다. 그 사이 윤선거 처 "공주이씨 정려"를 들러 본 후 1시간반여 동안 담소하고 술 한잔 나누면서 친목의 시간을 가졌다. 운전기사는 수리하려고 애를 썼으나 고치지는 못했다.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고 판단한 기사는 출발했다. 고장난 차였지만 일행은 무사히 수원에 도착했다.  


1박2일의 유교문화 체험은 동춘당, 우암, 사계, 신독재, 명재 등 조선 중기 대표적인 유현들이 살았던 고장을 방문하고 그들의 사상을 다시금 생각하는 유익한 기회가 되었다. 또한 참석자들은 하룻밤을 같이 보내면서 같이 하는 답사는 어느 때보다도 친목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대청바루 뒤 문이 3개가 있다. 여름에는 3개를 열고, 지금은 하나를 열었다. 이 문은 바람의 통로가 된다.


미닫이 끝이 암수의 홈이 있어 닫으면 틈이 없게 된다.


북쪽은 좁고 남쪽은 넓어 겨울에 안채가 볕을 오후 늦게까지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부억에서 나오는 연기가 방안으로 들어 가지 않게 가림막이 있다.


굴뚝은 낮게 해서 연기가 목재로 스며 들게 하여 병해충이 나무가 생기지 않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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