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선교장은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관광명소다. 지난 6월 12일 이곳 방문은 혼자였고 시간이 많아 여유로운 방문하였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예전 방문 별 생각 없이 목적 없이 따라 가는 방문이었으나 이번 방문은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격물하는 자세로 보니 배우면서 얻는 기쁨이 있었다.
이 집은 태종 이방원의 둘째 아들 효령대군의 11대손 이내번이 1703년 지어 그 후 대대로 그 후손이 살고 있는 집이다. 이 가옥은 주인이 사는 열화당(悅話堂), 주인이 손님과 이야기 나누며 풍류를 즐겼던 정자인 활래정(活來亭), 주인과 그 자식들이 공부하며 놀았던 초가집 초정(草亭), 안 주인이 사는 동별당(東別堂), 안 주인이 며느리에게 동별당을 주고 물러나 살았던 서별당(西別堂), 손주가 사는 집, 하인이 사는 행랑, 곡식 창고, 음식을 만들던 자미제, 제사를 올리는 사당, 그리고 하인이 살았던 행랑으로 구성되었다. 행랑이 30칸이었다니 행랑채만 사는 하인이 30가구가 살았음을 알 수 있다. 창고는 이곳 선교장만 있는 것이 아니라 양양과 동해에도 있었다고 한다. 이쪽 강릉인근 모든 토지가 이내번 가문의 땅이었다고 했으니 만석군이라고 하지만 얼마나 부자인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이다. 귀빈을 초대하여 담소를 나누며 시를 읊었던 수 많은 활래정의 현판과 주련을 보면 얼마나 시를 짓고 풍류를 즐기면서 인생을 즐기며 살았나 짐작이 간다. 반면 이 가문의 하인으로 살았던 수 많은 이들은 얼마나 고단한 삶을 살았을 가도 상상해 본다.
임진왜란 때 왜구를 무쯔르기 위하여 천민이 양민으로 될 수 있게 했던 면천첩(免賤帖)이 시행되었지만 그 후에도 조선사회는 태어나면 양반, 평민, 천민으로 나눠지는 신분제가 있었다. 한번 양반이면 대대 손손 양반이고, 한번 지주면 별다른 노력이 없이도 대대손손 지주로 살았으니 이들에게는 참으로 살만한 세상이었다. 조선사회의 양반계급 중 이내번과 같은 최상류 계급은 많은 토지를 가지고 있어 부를 누리고, 자연을 벗삼으며 풍류를 즐기며 살았음을 이곳 선교장을 보면서 미루워 짐작해 본다. 오랫동안 부를 누릴 수 있었던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테지만 한양의 권문세와 교류도 한 못하지 않았을 가 하는 생각도 든다. 대관들이 금강산 가는 길목에 있는 이곳에서 묵으면서 풍류하며 친분을 쌓았던 것으로 보인다.
귀족이나 초대받아 방문할 수 있었던 선교장을 지금은 누구나 찾아 볼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음을 감사할뿐이다.
집안이 너무 커서 카메라가 다 잡을 수 없으나 일자로 동서로 가를 건물이 하인이 살았던 행랑채이고, 높은 기단 위에 지은 건물이 안방 마님이 사는 동별당이다.
안채로 들어가는 솟을 대문이다. 선교유거(船橋幽居)는 속세를 떠나 고요한 곳에 있는 배다리(船橋) 집이란 뜻이다. 누군가는 이 집이 경포호와 연결되어 배다리라고 했다 했으나 그러기는 어려울 것이다. 배라는 것은 멋이며 다리 또한 이쪽에서 저쪽으로 연결을 해 주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해 주는 배다리와 같이 멋지고 소통하는 집이란 뜻으로 지었지 않았을 가 생각한다. 선교는 현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분히 시적 언어이다.
안방마님이 사는 동별당, 현판은 오은고택(鰲隱古宅)은 자라가 숨어 있는 옛 집이란 뜻으로 오(鰲)에 대하여 최치원은 계원필경에서 "내 듣건대 바다 위에 세 쌍의 황금자라이니라(我聞海上三金鰲)". "황금자라는 열자가 탕문에서 하늘에 계신 3쌍의 자라가 머리로 삼신산을 받혀 떠내려 가지 않게 했다"고 했다.
밖앗주인이 사는 열화당(悅話堂)이다. 열화당은 기뻐서 말하는 집이란 뜻이다. 처마에 친 치양은 구한말 러시아 공사가 이곳에서 머물렀으며, 그 때 선물로 세웠다고 한다.
하인이 살았던 행랑채. 아마 이곳에서 사는 하인은 의원, 요리사, 건축공, 경비 등이 요즘으로 보면 기술자들로 지금으로 보면 중산층이 살았을 것 같고, 일반 노동자들은 이 집안에서 살지 못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며느리에게 창고 열쇠를 주고 내려 와 살았던 시어머니가 살던 서별당, 어른이 사는 곳이라 기단이 4단으로 높다.
음식을 만드는 집으로 자미제이다.
행랑채
초가집 정자 초정(草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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