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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명당 그리고 마음대로 안되는 일

by 仲林堂 김용헌 2015. 2. 25.

[명당]

 

궁평리에서 매향리까지 곧게 뚫린 화홍방조제

그 중간 조금 더 지나 방파제 하나

열쇠 모양으로 앉아 밀려오는 파도를 품는다.

 

갯벌에서 놀다 가 썰물에 밀려 온 짱둥어

방파제에 도착하고는

더 이상 갈 곳 없다.

 

짱둥어가 이곳에 몰린다는 걸 잘 아는 20여명의 낚시꾼들 방파제로 몰려든다.

연신 짱둥어를 건저 올린 친구 "손맛도 보았겠다!" 하며 옆에 있는 친구에 "얼마나 건졌어"한다.

그 친구도 "4 마리"하며 입가에 미소가 돈다.

 

진한 황사도 물러가고

어제까지 흐리던 날씨도 오늘은 쾌청하다. (惟命 不于常)

오늘 날씨가 좋을 거라는 걸 잘 아는 사진꾼도 궁평항으로 몰려간다.

 

눈부신 햇살도 점점 사라지면서

고운 자태를 드러내기 시작하는 님

고운 할머니 같다.

 

나도 여러 차례 연기하고는 오늘은 좋을 것 같은 예감에

방파제 낚시꾼들 틈에 끼었다.

명품 하나 건지려고

 

중앙에 주인공을 모시고

좌측에는 닻 내린 어선을 청룡으로 삼고

우측에는 평택항에서 먼 바다로 출항하는 큰 화물선을 백호로 삼고서

화면을 연신 낚았다.    

 

그리나

백호는 너무 작고

헬기 편대가 지나 찾아 왔으나 너무 일러 잡을 수 없었고 

기러기 떼도 왔으나 화면과는 멀다. 

그것은 마음대로 안 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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