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수 제34대 성균관장이 취임하면서 그간 침체하였던 성균관이 새롭게 태어나기를 기대하는 바가 크다. 그러나 지난 5월 31일 개최한 2023년도 성균관 임시총회에서 참석하여 '2022년도 성균관 수입 지출 결산서와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니, 앞으로 성균관의 앞날이 참으로 어둡다. 성균관의 예산 집행의 난맥상은 심각한 수준이다. 이 난관을 헤쳐나가려면 개혁이 필요다고 본다.
임시총회에서 감사는 "국유재산(유림회관)의 성균관 파티움의 사용료가 195,878,690원이 미납되어 있고, 유도회총본부 등 유교 관련 단체에서 건물 사용료가 2016년부터 2021년까지 242,151,350원을 납부하지 않았다. 또한, 회의 식대, 달력 제작 등으로 인한 부채가 103,309,700원이다. 이렇게 재정의 어려움이 있는 가운데도 예산에도 없는 석전교육전승관 건립 계획서 비용으로 6천만의 지급하였다. 그리고 직원의 퇴직금 적립도 하지 못했다."라고 보고했다.
지난해 예산 집행이 잘 못 되었다면 대응책이 있어야 하나 보이지 않았다. 미납 임대료를 어떻게 추징하겠다는 보고도 없었다. 올해 예산안을 보면 수입을 크게 잡고 지출은 예년과 같은 수준으로 되어 있었다. 2023년도 수입 지출 예산(안) 중 부관장 분담금이 6억 원과 임원회비 2억 원으로 잡혀 있어 전체 수입 13억여 원 중 59.5%나 된다. 그러나 지난해 결산을 보면 부관장 분담금은 81,000,000원밖에 안 되었고, 임원회비도 113,250,000원밖에 안 되었다. 올 예산액은 지난해 부관장 분담금보다 7.4배 많고, 임원회비도 1.8배나 많게 잡혀 있다. 예산 확보가 어렵다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만약 예산 확보가 어려운데도 예년과 같이 예산을 집행하게 된다면 성균관은 더 많은 적자가 쌓일 것이며, 앞으로 파산 위험까지도 갈 수도 있다고 본다.
부관장 분담금 6억 원을 확보하려면 부관장 1인당 2천만 원씩 분담하게 되면 30명의 부관장을 임명해야 한다. 임원회비도 2억 원을 확보하려면 지난해보다 금액을 1.8배 인상하던 가 아니면 임원 수를 1.8배 늘려야 한다. 부관장 분담금 확보와 임원회비 인상은 현실적으로 실현 불가능하다고 본다.
실현 불가능한 예산 확보보다는 예산 집행을 과감하게 줄이지 않으면 안 된다고 본다. 지금 성균관은 재정적인 측면에서 볼 때 효율성이 떨어지는 비대한 조직이다. 살아남기 위하여서는 조직을 다이어트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본다. 감원하되 그 업무는 무보수로 봉사할 수 있는 사람이 맡도록 하여 지출을 최대한 줄여야 할 것이다. 성균관은 현재 상황을 비상사태로 보고 경영진단을 하여 생존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직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등문공이 맹자에게 나라를 다스리는 법을 묻자 맹자는 "항산(恒産)이 있는 자는 항심(恒心)이 있으나, 항산이 없는 자는 항심 또한 없다. 항심이 없게 되면 방탕해지고 편벽해지고 사악해지고 사치스럽게 되어 못하는 짓이 없게 된다. (有恒産者 有恒心 無恒産者 無恒心. 苟無恒心 放辟邪侈 無不爲已)"라고 말했다. 경제력을 갖춘 사람은 바른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지만, 일정한 생업이 없는 사람은 바른 마음을 견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성균관도 경제력이 있어야 바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성균관도 자력갱생할 수 있도록 개혁이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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