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서 용인 수지 가는 도중에 광교박물관이 있다. 나는 큰 아들이 사는 수지에 가면서 언제 한번 광교박물관에 가 볼 생각이었지만 오늘에서야 방문했다. 수원에는 수원박물관과 화성박물관이 있는데, 광교신도시를 개발하면서 출토되었던 유물들을 전시하고자 세운 박물관이다.
시내버스에서 내려 광교사거리 건널목을 건너자 바로 광교박물관 건물이 보인다. 비록 새로 세운 박물관이지만 큰 나무가 있는 녹지에 세워 숲속이라 소풍나온 기분으로 박물관에 들어 섰다. 1층은 광교역사문화실이다. 광교의 역사, 광교의 유래, 문화유산 등을 전시해 놓았다. 묘에서 출토한 사대부 부인의 옷이 이채로웠다. 삼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 토기 유물이 있으나 다른 박물관에서 보았던 유물과 유사했다.
2층으로 올라가자 소강 민관식실이다. 소강 민관식 선생이 평생 모은 각종 자료가 전시되어 있었다. 소강은 개성 출생이지만 수원고 출신으로 수원과 인연이 있다. 그는 국회의원, 문교부장관, 대한체육회장을 역임한 인물로 수 많은 자료를 모은 것에 놀랍기 그지 없다. 자료 하나 하나가 개인의 역사일뿐이 아니라 나아가 나라의 귀중한 역사 유물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 전시실은 사운 이종학실이다. 이종학은 수원군 우정면 출신으로 평생 사료 수집과 연구를 바친 수원을 대표하는 역사학자이다. 여종학실은 그가 수집한 고서, 고문서, 고지도, 독도관련 자료, 일제강점기 자료 등 2만여점을 수원시에 기증하여 그의 기증 유물로 꾸민 열람실이다. 비록 벼슬은 하지 않았지만 역사에 남는 일을 한 훌륭한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민관식과 이종학은 둘 다 수집광이다. 수집은 남에게 베품이 아니라 철저한 소유이다. 두 사람 모두 죽는 날까지 모으며 살았다. 그리고 죽은 다음에 철저한 소유를 다 세상에 다 내 놓았다. 우리말에 '구슬이 세말이라도 꿰어야 보물이라'는 말을 실천한 사람이다. 또한 '티끌을 모아 태산'을 만든 사람이다. 누구나 구슬을 꿰고 티끌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지만 이를 실천하기는 어렵다. 이 두 사람은 구슬을 모아 보배를 만들었고 티끌을 모야 태산과 같은 문화유산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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