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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향교

불곡산에 내려앉은 양주향교 방문

by 仲林堂 김용헌 2022. 2. 17.

 불곡산 아래에 자리 잡은 양주향교 대성전이다.

정월 보름이 하루 지난 216일 오전 승용차로 경기도 양주시 부흥로 1423번길 50 양주향교(전교 이상원)를 찾았다. 아직도 바람은 차지만 하늘은 맑고 푸르다. 수원 유림 일행과 함께 양주향교 외삼문 앞에 도착하여 차에서 내리니 앞에 거목이 우뚝 서 있었다. 수령 500년이 넘는 보호수가 유구한 향교의 역사를 말해주고 있는 듯하다.

 

외삼문 앞 향교 안내표지판에 태종 원년 1401년 창건되었으나 임진왜란에 소실되어 광해군 때 복원했고, 다시 6.25 전쟁에 다시 소실되어 복원했다는 기록과 그 옆에 향교 행군수조정구(趙鼎九)공성위도지비(恭聖衛道之碑)”란 공덕비가 있다.

 

양주향교는 앞쪽에 유생이 공부하는 명륜당이 있고, 뒤쪽에 제사를 올리는 대성전이 있는 전학후묘(前學後廟) 배치를 하고 있었다. 대성전 앞에 좌우로 동무(東廡)와 서무(西廡)가 있었으나 명륜당 앞 좌우로 동재와 서재는 아직 복원되지 않고 빈터로 남아 있었다.

 

외삼문을 들어서자 5칸 팔짝 기와지붕의 명륜당 건물이 불곡산 아래 정남으로 의젓하게 자리 잡은 모습이다. 5칸 중 양변에 온돌방이 있고, 가운데 3칸은 대청마루가 있다. 대청마루는 강당으로 유생들이 공부했던 곳으로 보인다. 양주 고을은 정3품의 목사가 있는 큰 고을로 그에 걸맞게 명륜당은 규모가 컸다. 유교를 상징하는 은행나무 두 그루가 좌우에서 서 있었다. 조선 시대에 명륜당 마당 앞에 공부하는 유생의 글공부 모습을 상상해 본다. 명륜당 뒤 편에 내삼문이다. 이 문은 담장 3곳에 각각 하나씩 자리한 작은 문이다.

 

내삼문을 지나 대성전에 들어서자 시야가 확 트이며 아담한 자태의 대성전이 눈에 들어왔다. 비록 3칸의 맞배지붕으로 규모는 크지 않으나 단아하다. 바로 이런 게 군자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느낌으로 다가왔다. 기둥도 각기둥을 한 다른 건물과 달리 원통형 기둥으로 품격이 있었다. 묘정 뜰도 잘 정리하여 깔끔하다. 남으로 자리하고 있는 그 자태가 참으로 평온하다. "억지로 애쓰지 않고도 천하를 태평하게 다스린 사람은 아마도 순임금이리라! 그는 무엇을 했을까? 몸가짐을 공손하게 하고 남쪽으로 향하여 앉아 있었을 뿐이다."라는 공자님의 말씀이 생각났다. 대성전이 남향하여 제 자리를 잡고 있으니 이제 그 활동만 잘하면 세상은 잘 돌아가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대성전 안에는 주벽(主壁)에 대성지성문선왕인 공자, 그 좌우에 안자, 증자, 자사자, 맹자 등 네 제자가 배향되어 있다. 좌우에 종향(從享)으로 중국의 두 현인 정호(程顥)와 주자(朱子), 그리고 우리나라 18현이 모셔져 있다. 공부자의 위패는 독이 아니고 감실(龕室)에 모셔져 있었다. 좀 아쉬운 것은 공부자의 제상(祭床)이 좀 작지 않나? 또 하나는 신이 계신 듯하여지려면 약간 어두야 하는데 조명이 너무 밝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성전 앞 좌우로 있는 동무와 서무가 4칸의 큰 규모다. 조선 시대까지는 이곳에는 우리나라 18현의 위패를 모셨으나 해방 후 대성전에 있는 여러 중국인 위패를 땅에 묻고 그 자리로 우리나라 현인의 위패를 옮겼고, 지금은 동무와 서무는 위패는 없고 다른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대성전 앞뜰에 제례자(祭禮者)의 위치를 표시한 입석이 특별했다. 신도(神道)의 우측에는 집사위(執事位), 좌측에는 유생위(儒生位), 동무 앞에 헌관위(獻官位), 동계 앞에 관세위(盥洗位), 동계 위 월대(月臺)에 집례위(執禮位)가 있었다.

 

양주향교는 1401년에 창건되었으나 2번의 병화(兵火)로 소실되는 어려움이 있었으나 다행히 1958년 대성전을 복원했고, 1984년 명륜당을 복원하여 지금은 옛 모습을 찾았다. 춘추 석전대제와 삭망 분향례의 제향(祭享)뿐만 아니라 강학(講學) 활동도 하고 있다. 교육은 현대식 건물인 명륜관에서 3월부터 11월까지 논어 등 경전을 공부하는 경전반(經典班)"을 열고 있다고 했다. 인성 함양 교육을 통하여 도덕성 회복에 힘쓰고 있었다.

 

향교 주변에는 양주관아(楊州官衙) 동헌(東軒), 어사대비, 송덕비군, 양주별산대놀이 공연장 등이 명소도 많아 양주향교 방문을 권하고 싶다. 근래 교통도 좋아 수도권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양주역 하차하여 백석 방향 버스를 이용하면 바로 도착할 수 있다. 양주향교 전화는 031-840-4148이다.

 

이제 양주향교는 묻혀 있는 문화유산에서 선비문화 학당으로 깨어나고 있다.”라는 생각을 하며 관람을 마쳤다.

  

양주향교 명륜당이다.
양주향교 외삼문이다.
동무이다.
서무이다.
대성지성문선왕 위패를 모신 감실과 그 위에 있는 공자상이다.
향교 동편에 유학과 인성교육을 할 수 있는 현대식 2층 건물인 명륜관이다.
빨간색 원으로 표시한 곳이 양주향교이다. 하단 청색네모 표시는 양주역이고, 상단 청색네모 표시는 양주시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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