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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각

청산회 시산제 올리다.

by 仲林堂 김용헌 2022. 2. 8.

오늘은 청산회 시산제를 올리는 날이다. 청산회는 매주 화요일 등산을 가는 모임이다. 이 모임은 대학동문이며 농진청 퇴직자들이 등산 모임이다. 이 모임은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산에 오르며 세상사는 이야기를 나누며 건강까지 챙기고 있다.  

 

회원이 많을 때는 12명까지였으나 오늘 참석 회원은 그 절반도 안되는 5명이다. 나이 먹으며 신체의 능력은 떨어져 산행을 함께 할 수 없는 회원이 하나 둘 생기고 있다. 나도 이 모임에 자주 참석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등산보다 우선해야 할 일이 있어서도 그렇지만 내 몸도 건강하지 못한 것도 또 하나의 이유다. 점점 참석회원수가 줄어 드는 게 어쩔 수 없다지만 아쉬울 뿐이다.

 

나는 퇴직 전에는 언제나 건강할 줄 알았으나 퇴직 후 나이가 들면서 신체가 하나 둘 고장이 나고 있다. 처음에 다리가 땡기는 협착증이 왔고, 지난해는 무름이 아파 진단받으니 통풍이 왔다. 협착증은 바르게  걷기 운동하면서 버티고 있고, 통풍은 약으로 다스리고 있으나 어제부터 왼쪽 무릎에 통증이 왔다. 통증이 재발된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기도 하고, 아니면 걷는 운동의 강도를 너무 높여 무리가 가서 그런 것인가 생각이 들었다. 약간의 무릎 통증이 있어 오늘 산행에 빠지고도 싶었으나, 총무가 내가 시산제에서 꼭 축문을 읽어야 한다라고 여러 차례 요청을 하여 약간 부담을 가지고 산행에 참석했다.

 

등산이 건강을 증진시키기도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 그 한계가 있을 뿐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우리는 얼음 위를 걷고 있다.

조심 조심하지만

우수 경칩이면 대동강 물도 풀린다고 했는데 

어찌 안심하고 걸을 수 있단 말인가?

 

그래도 오늘 시산제에 참석할 수 있음에 감사한다. 제례 봉행이 끝난 후 둘러 앉아 시원한 막걸리 한잔씩 들이 키니 단맛이 났다. 산신이 있는지 알 수 없으니 제례를 올리면서 축문에서 바라는 대로 우리의 뜻이 이뤄질지는 기대할 수 없다고 하지만 제례 후 음식을 함께 하자 훈훈한 정이 오고 간다. 다시 한번 왜 우리 조상들은 제사를 만들었을 가? 아마 음식을 나누며 사랑도 함께 나누라고 한게 아닌가?하는 생각해 본다. 

광교산 거북바위 정상에서 광교산 산신께 시산제를 올리고 있다. 제물은 단출하지만 제례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축문 내용은 훌륭했다. 
얼어붙은 광교저수지다.

 

꽁꽁 얼어붙은 얼음도 이제 녹을 날도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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