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2월 5일)가 입춘이라지만 아직 봄이 오기에는 멀었다. 올 겨울은 포근한 편이다. 난방비가 걱정인 서민에게는 따뜻한 겨울을 바라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겨울은 한번 겨울답게 추위가 왔으면 하는 마음도 있다. 연못이나 냇가는 꽁꽁 얼어붙어 썰매나 스키도 타보고 싶고, 눈이 많이 와 순백의 세상을 보고도 싶다.
그러나 올해는 춥지도 않했고, 눈도 거의 없었다. 올 겨울 눈 덮힌 서호풍경을 기대했으나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그렇지만 안 추운 겨울도 아무튼 겨울이라 그 모습을 잡아 보려 서호공원으로 나가 보았다. 겨울에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 같지만 그 속을 보면 잠을 자기도 하고, 추위에 할 수 있는 자신의 모든 것을 다하고 있다.
억세잎이 지난 해 바람이 부는 가운데 맡은 소임을 다 한 후에 씨도 만들어 내고는 허물만 남았다.
금계국이 꽃이 피고 지고 지금은 열매(?)만 남았다.
금계국 열매다. 아마 씨앗은 바람에 나라 가고 홀씨를 담은 그릇만 외롭게 남은 듯하다.
마른 풀 속에 녹색의 푸른 생명이 겨울을 보내고 있다. 지금은 추위란 난관에 붙이처 씨름을 하고 있다. 이런 혹독한 시련을 거친 후에는 단단한 모습으로 다시 탄생하게 된다.
개나리 눈망울이다. 아직 봄의 신호가 떨어지기까지는 멀기만 한 듯하다. 참고 참고 나서 꽃은 피우게 된다. 그냥 바로 피는 꽃은 없다.
잔디는 자신의 잎새를 목숨을 거두게 하고 그것을 옷으로 삼아 추위에 대항하고 있다.
언제나 청춘 굳굳한 네 모습이다. 추우나 더우나 언제나 당당한 네 모습을 사람들의 닮고 싶어한다.
배롱나무이다. 간지름을 탄다고 해서 어릴 때 간지름나무라고도 했다. 여름에 백일간 꽃을 핀다고 해서 백일홍이라고도 한다. 추위에 약해 시련을 딛고 서 있는 배롱나무이다. 옷이라고 할 수 있는 껍질이 없어 추위에 시달리고 있다.
사시사철 푸른 눈향나무라지만 자세히 보니 낙엽이 들어 있다.
목련의 꽃망울이다. 여기서 하얀 천사가 나온다. 지금 쯤 천사의 씨가 만들어져 있을 지도 모른다.
버드나무도 아직 겨울 잠을 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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