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일행은 영국사에서 천태산 주차장까지 천태산 계곡으로 내려 왔다. 영국사 일주문을 통과 하지 않고 오른편으로 난 좁을 길을 따라 갔다. 하산이라고 생각했는데 길은 계속 오르막이었다. 뒤 늦게 알고 보니 작은 봉오리이니 망탑봉(望塔峰)까지는 올라가야 했었다. 망탑봉과 흔들바위를 구경하고 내려가니 계곡으로 들어섰다. 작은 물줄기를 따라 내려 갔다.
한참을 내려가자 폭포가 나왔다. 지금은 가물어 폭포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작은 물이 흘려내려 왔다. 그 아래로 가니 바위에 초록색의 이끼가 끼여 있어 단풍과 함께 사진을 촬영했다. 골자기는 넓어 졌고 씻긴 바위가 들어나 한 폭의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충북의 설악산이라고 비석에는 써 있지만 따라 갈 수는 없다고 하지만 이곳에는 자연과 함께 인간이 만들어 낸 보물이 여럿이 있으니 자랑할만도 하다.
나는 이곳 천태산에 처음 와서 영국사3층석탑, 원각대사비, 망탑봉3층석탑 등 국가 보물을 보았고, 천년 은행나무를 구경했고, 천태산에 올라 호연지기를 길렀고, 아름다운 천태산 계곡을 걸으며 자연 속으로 들어 가보았으니, 생각치도 못한 결과를 많이 얻었다. 사람들은 오래 살면 때가 찌기도 하나 자연은 잠시 비만 내리면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우리네의 찌든 때도 벗겨주기도 한다. 오늘 자연 속으로 들어가 구경도 많이 했고, 마음의 때도 씻었다.
산 허리에 큰 바위가 보인다.
계곡의 상류에서 작은 물줄기가 흐르고 있다.
폭포지만 물이 적어 떨어지지 않고 흐르고 있다.
그 폭포 아래에서 보니 이끼가 초록으로 곱다.
시를 적어 놓은 현수막이 계곡을 가리고 있다. 현수막이 수백장 과유불급이라고 너무 많으니 공해다. 누가 시에 미첬나? 계곡을 온통 시를 쓴 현수막으로 도배를 했다. 계곡을 덮어 계곡이 보이지 않았다. 나는 오늘(10월 17일) 영동군청에 현수막을 제거해 달라는 민원을 신청했다.
현수막에는 유명 시인의 시를 써 놓았다.
충북의 설악이라는 천태산 계곡은 그대로 있지만 이 비석을 세운 사람들의 바라는 것과 달리 여기 주차장은 텅 비어있었고, 관광객도 우리뿐이다. 한적하기 그지 없다.
우리 일행이 등산을 마치고 주차장에서 차를 기다리고 있다. 넓은 주차장이 관광철에 낮잠을 자고 있다.
주차장에 홀로 서 있는 단풍나무가 곱게 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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