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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향교

석전 제례 이야기와 진설

by 仲林堂 김용헌 2018. 3. 26.

석전은 공부자를 비롯한 유현에게 올리는 큰 제사이다. 일년에 봄가을로 지내고 있다. 유교에서 석전은 년중 가장 큰 잔칫날이다. 불교에서 석탄일과 같고, 기독교나 천주교에서 성탄일과 같은 날이다. 유교는 도덕과 가족을 중요시 하는 종교이다. 공자의 사상은  한마디로 인(仁)이며, 인은 부모와 자식에서부터 출발하며, 점차 그 범위를 확대하여 가족, 마을, 고을, 나라, 인류로 넓어나간다고 했다. 첫 출발인 부자 관계는 효(孝)에 있다고 보며, 효를 100가지 일 있다면 그 중에서 첫째로 꼽는다. 집안에서 효도하는 사람은 밖에서 훌륭한 사람이라고 보며, 이와 반대로 불효자는 밖에 나가서도 좋은 사람이 될 수 없다고 본다. 살아 계실 때는 효이며, 돌아 가신 후에는 제사이다. 유교에서는 제사를 하나의 효로 보고 중요시 하고 있다.


공기 2569년 춘계석전이 음력으로 2월 상정일인 3월 26일 성균관과 전국 대부분의 향교에서 있었다. 수원향교에서도 그 날 석전봉행을 했다. 추계석전은 성균관에서는 공부자의 탄강일인 9월 28일이 올리고, 수원향교는 금년부터 8월 상정일 봉행하기로 했다. 추계석전 일자는 성균관과 수원향교는 다르다. 추계석전은 성균관에서 전국의 향교와 서원에서 같이 참여하는 큰 행사로 치르고, 각 지역에서는 별도로 행사를 치르기 위함이다. 


정일(丁日)이란 10간(干)에서 정(丁)이 들어간 날이고, 상정일은 30일 한 달 중에서 10간은 3번 돌아오며, 그 달 중에서 첫번째 정자가 있는 날이 상정일이다. 정(丁)이 있는 간지에는 손이 없다고 하여 길일로 삼고 있다. 간지는 10간(干)에 12지(支)를 조합한 것으로 년, 월, 일 간지가 있다. 10간은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이고, 12지는 자(쥐)·축(소)·인(호랑이)·묘(토끼)·진(용)·사(뱀)·오(말)·미(양)·신(원숭이)·유(닭)·술(개)·해(돼지)이다. 오늘은 음력 2월 10일이며, 일간지는 정사(丁巳)이다.


유교에서는 공자(孔子)를 성인으로 영원한 인류의 큰 스승으로 보고 있으며, 그리고 그의 제자인 안자(顔子), 증자(曾子), 자사자(子思子), 맹자(孟子)도 성인(聖人)으로 보고 있다. 또 공자의 제자 3000명 중에서 민손 등 10명을 공문십철(孔門十哲), 유교가 꽃을 피운 송나라 때 주희(朱熹) 등 6현을 송조육현(宋朝六賢),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설총 등 18분을 아국십팔현(我國十八賢)을 큰 스승으로 보고 있다. 성균관 석전에서는 이들 39위에게 제사를 봉행하고 있다. 한편 대부분 향교에서는 많은 분을 모시는 것이 부담이 커서 오성위, 송조 2현(程顥, 朱熹), 아국18현으로 총 25위로 한정했다. 수원향교에서도 25위만 제례를 올리고 있다.


석전의 규모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성균관은 대설위(大設位)로 대사(大祀)이고, 조선시대에는 대구, 전주, 강릉, 나주 큰 고을은 중설위로 중사(中祀)이고, 작은 도시는 소설위로 소사(小祀)로 봉행했다. 설위의 크고 작음에 따라 제관의 벼슬이 달랐으며, 벼슬의 품계에 따라 입는 옷과 모자(금관)가 달랐다. 금관에 금줄을 양관(梁冠)이라고 하며, 양관의 숫자는 1품은 7량, 2품은 6량, 3품은 5량, 4품은 4량, 5품은 3량, 6-7품은 2량, 8-9품은 1량의 금관을 썼다.


  

이번 춘기석전 제수를 살펴본다. 제수 또한 설위의 크기에 따라 제수의 종류와 숫자가 다르다. 제수는 크게 좌우에 변()과 두(豆)가 있다. 변이란 마름 음식을 담는 대나무로 된 그릇이고, 두는 젖은 제수를 담는 나무로 만든 그릇이다.  수원향교에서 공자의 제상에는 8변과 8두를 올렸다. 마른 음식을 담은 8개의 변에는 은행, 호두, 명태, 대추, 밤, 잣, 소금, 육포를 담았고,  젖은 음식을 담은 두에는 생닭, 생소고기, 조기, 도라지, 무, 부추, 미나리, 고기조림을 담았다. 중앙 좌에는 4각형 유기로 만든 보에 쌀과 기장, 중앙 우에는 원형 유기로 만든 보에 수수와 조를 넣었다. 앞 좌우에 생돼지머리와 생소머리를 놓았다. 전면 중앙에 초헌관, 아헌관, 종헌관이 작을 올리는 받침대 점()을 놓았다.  


공부자 제상이다. 제상 아래에 향로가 있고, 그 다음 제상이 있고, 제상 뒤에 제의가 있고, 제의 위에 위패를 놓았다.


문묘에 배향된 분은 모두 학신(학자 신)으로 생 제물을 올린다.


공자의 제상에 올린 제수이다. 마른 음식을 담은 8개의 변에는 은행, 호두, 명태, 대추, 밤, 잣, 소금, 육포를 담았고,  젖은 음식을 담은 변에는 생닭, 생소고기, 조기, 도라지, 무, 부추, 미나리, 고기조림을 담았다.  

 

안자의 제상에 올린 제물이다. 초헌관에 폐백을 헌폐한 후 전작에게 주고 있다. 전작은 그 폐백을 제상 위에 올리게 된다.


증자의 제상에 제수를 진설한 모습이다.


18현 중의 한 분인 문경공 김집 선생의 제상이다. 공부자를 비롯한 5성위의 제상에 비하여 크기가 작고 제물도 간단하다.  조기, 무, 생소고기 등 3두가 있고, 호두와 명태의 2개의 두가 있고, 곡식은 쌀고 수수 2종류이다.


수원향교 유림들이 아침 8시부터 나와 제수를 진설하고 있다.




제수와 제기를 정돈 분배하고 있다.


위 좌는 수수, 위 우는 쌀, 아래 좌는 기장, 아래 우는 조이다.


대추 좌측에는 소금이고, 육포와 명태 사이에는 잣이다.


18현과 송조 2현에게 올리는 작이다.


오성위에 올리는 작이다. 술을 뜨는 국자와 같은 용기가 용작이다. 우측에 있는 것이 술독으로 첫번째가 초헌관이 올리는 술을 담은 계이고, 그 뒤는 아헌관이 올리는 술을 담은 상준이고, 맨 뒤에는 종헌관이 올리는 술을 담은 산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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