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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친일매국노의 공덕으로 둔갑시킨 갑사 공우탑(功牛塔)

by 仲林堂 김용헌 2015. 11. 5.

계룡산 갑사 다향각(茶香閣) 옆에 작은 공우탑(功牛塔)이라는 투박한 3층석탑이 있다. 어제 (11월 4일) 친구와 같이 이곳을 방문하였다. 공우탑은 공을 세운 소의 탑이란 뜻이나 안내판에는 어떻게 공을 세웠나하는 내용은 전혀 없고 그 탑에 쓰인 글자 풀이만 다음과 같이 해 놓았다.

 

臥塔起立 누운 탑을 세우니

人道偶合 사람들의 방식에도 우연히 부합된다네.

三兮乙乙 세 번이나 힘들였으니

闕功居甲 그 공덕이 으뜸이라네.

 

공우탑과 이 글의 내용이 전혀 맞지 않는다. 검색을 해 보니 누군가가 근거는 밝히지 않고 다음과 같이 쓰여 있다.

- 정유재란으로 소실된 절을 새로 지으면서 장정 10명이 하여도 힘든 일을 한 소가 짐을 지어주면 혼자서 암자로 날라주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불사회향날 소는 쓰러져 죽고 말아 승려들이 그 은공을 기려 탑을 세우 주었다고 한다. 그러나 오마이뉴스의 안병기기자가 쓴 200797일자 친일파의 자화자찬 탑으로 둔갑해버린 '공우탑' 을 읽어 보고 놀라운 사실을 알았다.

 

안기자는 쓴 내용은 "건축자재를 운반하던 소가 냇물을 건너다 죽자 그 넋을 위로하기 위하여 탑을 세웠다는 전설이 내려온다고 했다. 그 탑에 친일 매국노 윤덕영이 이 탑을 후천세계의 영화를 기대하며 이곳으로 옮겨놓고 자신의 노력이 사람의 도리에 합치되는 것이라는 자화자찬의 글을 새겨 놓은 것이라고 했다.

 

그의 글을 읽고 소의 공덕은 빼고 사람의 공덕을 써 놓게 되니 그렇게 되었음을 알 수 있게 되었다. 안기자는 안내판을 바꾸던가. 없애버리라고 했으나 8년이 지난 지금까지 하나도 바뀐 것이 없다. 아직도 공우탑은 친일 매국노 윤덕영의 공덕을 칭송하고 있다. 나는 이 간판 대신에 다음과 같이 안내판을 세우기를 바란다.

 

공우탑은 절을 짓기 위하여 자재를 운반하던 소가 냇물을 건너다 죽자 그 넋을 기리기 위하여 승려들이 탑을 세웠다는 전설이 있다. 그런데 친일매국노 윤덕영(18733-1940)은 말년 공우비 옆(지금의 茶香閣)에서 별장을 짓고 살면서 이 탑을 다시 세우고, 소의 공덕이 마치 자신의 공덕과 같다는 내용의 글을 새겨 넣었다. 이것은 소의 공덕을 마지 자신의 공덕으로 둔갑시킨 매국노의 흔적이다.

 

윤덕영은 1910년 경술국치 당시 드러나지 않게 막후에서 크게 활약한 인물이다. 그는 순종황제의 두 번째 정비인 순정효황후의 숙부였다. 치마 속에다 옥새를 감추고 내놓지 않았던 순정효황후를 위협해서 옥새를 강탈한 후 순종에게 합방늑약에 옥새를 찍도록 강권했던 사람이다. 그 공으로 나중에 그는 중추원 부의장까지 역임하는 등 영화를 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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