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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여행/기타 외국여행

네덜란드 탐방기 1부(출국부터 천적이용 농가 방문기)

by 仲林堂 김용헌 2013. 8. 20.

아래 글은 필자가 1996년 11월18일부터 29일까지 네덜란드 방문하여, 1부는 출국부터 천적을 이용하는 농장을 방문하고 본 견문록이고, 2부는 네덜란드에서 스위스 피나투스 알프스까지 여행기이다. 

 

    

네덜란드 탐방기 1부(출국부터 천적이용 농가 방문기)

 

   네덜란드인 하멜이 돛단배로 지구의 반을 돌아 일본으로 가려다 태풍을 만나 표류하여 우리나라 땅을 밝은지 올해로 343년이 되었다. 하멜이 몇 달에 걸쳐 왔던 길을 나는 천진, 북경, 울란바토로, 옴스크의 하늘을 날아 1996111815시경 네덜란드 스피콜공항에 12시간만에 도착하였다. 암스테르담 중앙역사 옆에는 눈물의 탑이 있다. 이곳은 먼 항해를 맞히고 돌아온 사람을 맞이하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고, 죽어 돌아오지 못한 사람을 원망하며 눈물을 흘렸던 곳이다. 고난의 역사를 개척정신으로 헤쳐 나와 선진국이 된    그들로부터 천적 이용 해충방제 기술을 배우고자 이곳에 왔다.

  네덜란드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농약 대신 천적곤충을 대량생산하여 방제에 성공한 나라이다. 60년대 후반부터 천적연구를 집중적으로 하여 지금은 채소재배에서는 천적이 농약보다 경쟁력 우위에 있다고 한다. 그들의 앞선 기술을 한번 가보고 싶었다.

  김포공항을 이륙한 것은 너무 많은 출국자가 같은 시간대에 몰려 출국수속이 혼잡하여 예정보다 1시간이 늦은 11시였다. 국적 비행기라서 인지 비행기 안은 외국인은 몇 명밖에 보이질 않고 거의 대부분이 한국 사람이었다. 요즈음은 여행시즌도 아닌데 왼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외국에 나가나 생각이 들었다. 내가 탄 비행기는 이륙한지 한 시간쯤 지나자 비행표시화면에는 천진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창밖을 내려다보니 구름 아래로 끝없는 평야였고, 집들이 끊임없이 나타났다. 산은 보이질 않고 온통 농토와 집들이었다. 북경을 지나자 산이 나타나기 시작하였고, 산등성 위에 만리장성이 띠로 나타났다. 잠시 후 수 많은 봉우리를 가진 높은 산이 나타났다. 비행기도 이 아름다운 모습을 보라는 듯 약간 선회 비행을 하였다. 이윽고 눈 덮인 광야를 지나고 있었다. 비행표시판은 몽골 울란바토르를 행해 가고 있었다. 한숨 자고 깨어보니 덴마아크 상공을 지나고 있었다. 밖은 낮이었지만 구름이 껴 있어 몇십 미터밖에 보질 않았다. 암스테르담 스피콜 공항에는 현지시간 1515분에 착륙하였다. 고위도 지방이라 우리나라보다 겨울에는 낮 시간이 짧아 벌써 날은 어두워지고 있었다.

  난생 처음 밝아보는 땅이다. 내 자리는 이코노믹크래스의 맨 앞쪽에 있었고, 라게이지가 없어 맨 앞에 나왔다. 입국수속이란 것이 여권에 도장하나 찍는 것 뿐 아무 짐 검색이 없이 통관했다. 여행객의 편의가 동식물검역 보다 우선해서인지 또는 검역을 않는 것이 자국 농산물 수출에 유리해서 인지 생각이 들었다. 미리 알아본 버스스톱번호에서 기다리자 기다리던 호텔스피콜A4 셔틀 버스가 왔다. 그 호털은 공항에서 약 20분 거리의 한적한 들판의 고속도로변에 있으며 호텔레스토랑은 고속도로 바로 위에 있어 지나가는 자동차의 야경 불빛이 볼거리였다. 혼자 떠난 여행이라 기다려주는 사람도 없고 혼자 호텔에 도착하자 호기심은 많았으나 막상 할 일이 없었과 TV를 오래 동안 봤다. 텔레비전 채널은 자국 방송과 독일방송, CNN방송, 3분 이상 시청하면 돈을 내는 성인용 영화채널 등 8개가 있었다. 시차 적응이 안되어 일찍 깨어

셔틀버스로 공항의 기차역까지 가서 로테르담으로 가는 기차를 탔다. 네델란드를 포함한 유럽의 도시는 철도가 잘 연결되어 있어 외국인도 이용하기에 아주 편리하다. 열차표를 살 때 플레트홈 번호만 확인하면 비록 모든 표기가 영어로는 되어 있지 않아도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다. 스피콜공항 지하역사를 빠져나가자 간척지를 개간해 만든 초지가 계속되었고 간간이 유리온실도 보였다. 산 하나 없이 초지 평원이 이어졌고, 초지든 도시든 수로가 많았다. 노테르담역에 도착하여 택시로 세계최대의 천적회사로 알려진 코퍼트사로 갔다. 해외담당 직원을 만나 회사의 소개를 받았고, 천적연구분야에서 잘 알려진 봐겐인겐 대학 반넨트렌 교수를 만났다. 이들과 같이 점심 식사를 같이한 후 육묘 생산 회사와 거베라 재배농장를 방문하였다. 이곳은 대부분의 농가가 모종을 구입하여 재배하므로 육묘 생산 회사는 규모가 무척 컸다. 재배는 많은 부분이 자동화 할 수 있도록 규격화되어 있었다. 육묘 회사에서 관심 있게 본 것은 천적이용식물 (banker plants)을 이용하고 있었다. 벵커플렌트란 예를 들면 밀 등 화본과 식물에 폿트에 재배하고 여기에 화본과에만 사는 기장테두리진딧물 등을 사육하고 이 진딧물에서 진디벌을 키워 생산된 진디벌이 채소류에 발생하는 목화진딧물이나 복숭아혹진딧물에 가서 기생하도록 하여 진딧물 등 해충을 방제하는 식물이다. 벵커플랜트를 이용하여 완벽하게 진딧물을 없애려 하였고, 바닥은 시멘트로 포장되어 있고 아주 깨끗했으며 자동문 설치, 비닐 치기 등으로 철저하게 진딧물이 못 들어오도록 하였다. 한 인부가 트럭터를 타고 가면서 끈을 잡아 당기 자 문이 열렸고 통과하자 문은 다시 닫혔다.

  게베라재배 농가에서 천적이용 해충방제 현장을 처음 보았다.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천적을 이용하기 시작한 것은 2년 되었다고 했다. 작물 생육은 좋았으나 관리상태가 좋지 않았다. 잎을 젖히자 진디벌의 미이라, 온실가루이좀벌의 번데기(미이라)를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거베라는 총채벌레, 진딧물, 온실가루이, 응애 등 여러 가지 해충이 문제되고 있어 천적 또한 여러 가지를 도입하여야 하므로 생물적 방제가 쉽지 않은 작물이다. 이곳에는 이용하는 천적은 온실가루이천적(Encasia formosa), 잎굴파리천적 (Dacnusa sibrica), 진딧물천적 (Aphidius colemani, Aphidoletes aphidimyza), 총채벌레천적 (Amblysius cucumeris, Orius laevigatus), 곤충기생균 (Verticillium lecanii) 등 여러 가지였다. 잎굴파리천적은 1회 방사만으로 가능하나 다른 것은 예찰을 하며 필요시마다 천적을 도입한다고 했다. 그러나 천적구입이 농약을 뿌리는 것보다 경제적이라고 했다. 거베라농가의 40%정도가 천적을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토마토, 오이, 고추 등 주요 채소작물은 열매만 먹기 때문에 잎에 야간의 피해가 나도 상품인 열매는 괜찮고, 해충 또한 몇 가지로 한정되어 있어 거의 100%의 농가가 천적을 이용하고 있지만 거베라를 포함한 대부분의 화훼작물은 아직도 천적이용이 쉽지 않아 연구개발 단계에 있었다.

  Koppert사의 반더마렐씨 차로 호털까지와 호텔레스토랑에서 저녁을 같이 했다. 그는 한국이 천적시장 개방을 위해 어떠한 나의 역할을 기대하며 나에게 호의를 베풀었지만 우리의 관심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천적사육기술의 정보수집이었다. 나는 한국에서 천적연구가 활성화되면 천적의 수입이 가능하니 당신들이 가진 천적사육기술 중 기초적인 일부만 보여 달라고 했다. 다음 주 수요일(1127)에 오면 보여 주겠다고 했다. 30년 동안 쌓은 비밀을 보여 줄 리는 없지만 나도 다소 염치가 없었지만 요구했다.

다음날은 유리온실작물연구소를 방문하기로 했다. 네덜란드란 이름은 바다보다 낮은 땅을 가리키듯 바다를 간척하여 만든 나라이다. 농지가 평지라지만 기후 적으로는 흐린 날이 많아 일조 부족으로 농사짓기에 불리한 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네덜란드의 리자크박물관을 찾았을 때 11세기 이전의 유물을 하나도 없는 것으로 보아 이곳은 한마디로 사람 살 곳이 못되는 곳이 아니었나 생각되었다. 별 볼일 없는 땅에 목축만이 가능했던 것을 유리온실을 이용하여 일조량을 확보할 수 있어 채소농가가 가능했지 않나 했다. 유리온실이 아니면 채소농사를 할 수 없으므로 유리온실이 발달되었고, 이에 따라 유리온실연구소까지 생기게 되었을 것으로 추측되었다. 지금은 유리온실연구소는 화훼연구소가 통폐합되어 꽃과 유리온실채소연구소라 바뀌었다. 유리온실이 많은 지역은 네덜란드의 서부로 로테르담에 인접한 곳이었다. 유리온실연구소는 새로 진 본관이 있었고, 그 바로 옆에 만여평 이상의 온실이 있었다. 농가 온실과 다른 점은 온실이 20평정도의 작은 칸이 많았다. 재배 작물은 토마토, 피만, 오이 등이었는데 요즈음은 일조량이 부족하여 재배 시즌이 거의 끝날 시기라 대부분의 작물을 수확하여 비여 있는 온실이 많았다. 해충방제는 모두 천적을 이용하고 있었다. 절반은 자국천적회사인 코펏트회사에서 제공하고, 나머지 절반은 영국의 씨바부런팅회사에서 생산한 것을 수입상인 브링크만회사가 제공하고 있었다. 천적이용의 시범사업을 국가연구기관에서 먼저 하고 있는 것을 볼 때 우리도 그렇게 빨리 됐으면 했다.

  꽃연구소는 공항에서 가까운 곳에 있었다. 이곳을 방문했을 때 진눈깨비가 비바람과 함께 몰아치고 있고 있었다. 연구소간판 사진을 찍으려 찾으나 어디에 있는지 찾지 못했다. 이 나라는 거의 모든 간판이 작았다. 우리나라의 간판은 유난히도 많고 큰데 내실보다는 외형만을 생각하는 우리와 달랐다. 작게 예쁘게 표시하려는 것은 남을 불쾌하지 않으려는 배려가 실천되고 있음이 아닌가? 크리스마스 출하시기에 맞추어 포인세치아가 아주 유리온실 한 칸을 빨갛게 덮고 있었다. 포인세치아도 온실가루이 발생이 많은 작물이나 아주 깨끗하게 온실가루이좀벌을 이용하여 잘 방제하고 있었다. 이 연구소의 천적이용은 4년 전부터 시작하여 2년 전부터는 전부 사용한다고 했다. 장미는 꽃노랑총채벌레 발생으로 방제가 어려웠으나 지금은 토양에서 포식응애(Amblyseius degenerans)를 선발하여 이용하므로 서 총채벌레의 방제가 가능했다고 하였다. 안스리움에는 포기마다 포식응애(A. cucumeris)를 넣은 봉지가 달려 있었다. 거베라에는 온실가루이좀벌을 주1회씩 6회 정도를 도입한다고 했다. 온실가루이좀벌은 17이상이면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국화는 유일하게 토양 재배를 하고 있었는데 국화 역시 여러 가지 해충이 발생하여 천적이용이 어려운 작물이라고 했다.

  직원이 50명되는 로얄이브닌스라고하는 한 꽃재배농가를 방문하였다. 네덜란드에서 회사명은 거의 회사를 창립한 사람의 성을 쓰고 있다. 이 회사 역시 이브닌스가 창립하였고, 그의 아들 형제가 경영하고 있었다. 천적생산회사 코펏트도 1960년대 말 젠 코펏트가 포식응애(P. persimilis)를 이용하여 응애를 방제실험을 하며 시작하여 회사를 만들었고 지금은 그의 두 아들인 파울 코펏트와 페터 코펏트가 운영하고 있다. 회사명을 자기 성을 사용하면 다른 이름 보다 회사에 대한 애사심이 더 크기 때문이라고 본다. 로얄이브닌스는 78종의 꽃을 생산하나 시클라멘, 베고니아, 수국, 포인세치아 등이었다. 천적은 3년 전 부터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시클라멘 약100평에 총채벌레 1회 방제를 위해 포식응애 (A. cucumilis) 8(47,500)과 애꽃노린재(Orius lavigatus) 8(12,500)을 방사했다고 말했다. 여름철에는 더워 창문을 열게 되면 밖에서 총채벌레가 많이 침입하여 2-3주마다 방사를 하고 봄에는 4주마다 방사한다고 했다. 총채벌레 방제 효과는 확실하나 진딧물의 방제는 진디벌과 혹파리(Aphidoletes aphidimyza) 등을 이용하고 있지만 아직도 어렵다고 했다.

  다음에는 주로 베고니아 묘목을 생산하는 크라스비써(Klass Vissor)라는 한 회사를 방문하였다. 이 회사는 6헥타의 농장에 직원이 150명이나 된다고 했다. 흑인이 많았고 가끔 동양계 얼굴도 보였다. 이들이 하는 일이란 화분에서 베고니아 가지를 모종으로 사용하기 위해 가위로 자르는 일이었다. 이들은 월 3,000길다(150만원)를 받는다고 했다. 이 나라에 와서 누가 부자이고 가나한 사람이진 알기 쉽지 않다. 옷도 잘 입은 사람 거의 없지만 다 실속 있게 입고 다니며, 자동차도 프라이드 정도 수준 차가 대부분이고 좋은 차 없고, 집들은 수십년 된 오랜 집들이나 허술한 집은 하나 없으니 겉으로는 알 수가 없었다. 이곳에도 가난한 외국인 노동자가 많았다. 이 농장은 그간 농약으로 해충방제를 하였는데 3주전부터 포식응애, 애꽃노린재, 진디벌 등 천적을 도입하였다고 했다.

  토마토는 오이, 피만과 함께 이곳의 채소작물 중 가장 중요한 작물이다. 가튼후레쉬(Garten fresh)라 상표를 사용하는 농장을 방문하였다. 가튼후레쉬는 토마토 재배 영농조합으로 재배면적이 140헥타가 되며 이 영농조합은 100%가 수정벌을 사용한다고 했다. 토마토 박스에 수정벌 표시가 있었다. 낱개로 수확도 하지만 대부분이 송이 채 수확을 하고 있었다. 송이로 된 것이 값이 더 나간다고 하였다. 우리와 다른 것은 완전히 익은 것만 수확을 하고 있었다. 한 송이에 약간 덜 익은 것이 있으면 전부 익을 때를 기다려 수확한다고 했다. 이 농장은 수정벌을 사용하므로 수정벌 보호를 위해서는 농약을 살포 할 수 없고 천적을 사용하고 있었다. 토마토는 문제되는 해충이 온실가루이, 잎굴파리 정도가 문제될 뿐 해충이 많지 않아 천적이용이 가장 쉬운 작물이다. 이 토마토 재배농장은 수로를 통해 수확한 토마토를 선별장까지 운반하고 있어 이채로 왔다. 토마토 재배온실에 수로를 만들고 물을 모터를 이용하여 선별장까지 흐르게 하여 토마토를 수로로 운반하고 이때 세척작업까지도 일부 이뤄지게 되었다. 선별장에 운반된 토마토는 벨트를 이용하여 선별작업대로 이동하도록 하였다.

  요즈음은 일장이 짧고 흐린 날이 많아 작물 재배가 많지 않아 피만 재배농장을 방문했다. 이 농장의 유리온실은 최근 지은 것으로 칸막이 없이 1만평이었다. 사흘에 걸쳐 구입한 압면(락울) 재배 피만 모종을 온실의 레일 위에 설치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주인은 30대 후반으로 보였고, 묘목설치 작업은 바빠서인지 그의 아버지와 아들이 다른 인부들과 같이 작업을 하고 있었다. 재식본수는 m22본씩이 들어가며 1본당 500원에 묘목을 구입한다고 했다. 묘목구입비가 3,300만원이었다. 이 정도의 규모면 네덜란드에서도 비교적 규모가 큰 농가였다. 농장주의 집은 유리온실 옆에 있었다. 천적구입비로는 한 포기에 년 500원이 소요된다고 했다. 주인은 천적사용 경험이 20년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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