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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가족 이야기

생애 첫 급류타기 (rafting)

by 仲林堂 김용헌 2012. 5. 13.

 아래 글은 2002년 8월 18일 프리챌에 올린 글입니다.

 

  먹고 살만하니 여가를 즐기는 것도 다양해졌다. 돈은 있겠다, 이제 "뭐 좀 재미있는 것 있나"하여 찾는 것이 겨울에는 스키이고, 여름에는 래프팅(rafting)인 가 보다. 하루에 래프팅을 즐기는 사람이 6,000명이라니까. 나도 그 축에 끼일 수 있을 가. 이제는 돈보다는 몸이 따라 주지 않는 것 같다. 좀 무리다 싶지만 이번에 우연하게 기회가 왔다. 
  "동강은 별로며, 내린천이 스릴이 있다"고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면서 이웃으로부터 듣었다. 계속되는 비를 피하고자 갑짜기 일정을 변경하여 아무런 준비도 없었다. 지도를 펼쳐 보면서 강원도로 행해 달렸다. 내린천은 인제 아래에 있었으며, 그리고 또 하나의 내린천이 운두령 위쪽에 있었다. 지도상으로는 굽이굽이 강이 흐르는 운두령을 넘어인줄 알았다. 그래서 원주 IC에서 나와 홍천쪽으로 향해야 했으나 속사IC에서 나왔다. 운두령을 넘자 집들이 하나 둘 보였다. 골짜기에는 돌이 잔뜩 있는 밭에는 캐지 않은 감자가 그대로다. 요즈음은 관광객이 많아서인지 강원도 어디를 가나 음식점이 있어 먹을거리는 걱정이 없다. 전망 좋은 식당에서 박냉면(박으로 만든 냉면)을 먹었다. 식당 주인은 래프팅하는 곳이 여기서 10분만 지나면 된다고 한다. 그러나 막상 래프팅하는 곳에 갔으나 우리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2시간을 기다리면 다른 일행이 오니 기다려 달라고 했다. 나중에 알았지만 이곳은 뜨내기손님만을 받는 곳이었다. 안내자 없이 혼자 타는 줄 알고 무섭다고 하여 포기하고, 설악산으로 가는 도중 인제 15km 전방에  전문적으로 래프팅을 하는 곳이었다. 

 

  반바지로 갈아 입고나서 구명조끼를 입고, 헬멧을 쓰니 이제 래프팅하는 구나 실감이 났다. 한 배에 4-8명이 승선을 한다고 한다. 젊은 청년 2명, 어린 두 딸과 같이 온 아주머니, 우리 두 사람, 그리고 한림대 체육과에 다닌다는 가이드 1명 이렇게 8명이 탔다. 가이드는 먼저 승선 위치를 정해준다. 나는 맨 앞쪽이다. 앞쪽은 스릴이 있으며, 위험하다고 했다. 배를 들고 강가로 내려가 노 잡는 방법, 앉아 발을 배의 끈에 걸기 등을 교육을 받았다. 그리고 강으로 들어가 온 몸을 물 속으로 들어가도록 했다.
  어린애가 총을 가지면 좋아하듯이, 뭍 사람은 배를 타면 신난다. 배(보트: 바닥은 구멍이 뚫어 졌으나 물에 뜸)는 하나, 둘 하면서 노를 저으면서 앞으로 나갔다. 오늘은 비가 내린 지 3일쯤 지나 물살은 그렇게 험하지 않고 적당하다고 한다. 우리 일행은 크고 작은 사람들이 모여 힘의 균형이 맞지 않았으나 즐기는데는 별 문제가 아닌가 했다. 앞으로 젓다가 뒤로 젖으며 균형을 맞췄다. 잘 가던 배를 가이드는 모두 어깨동무하라면서 장난삼아 모두 배에서 빠뜨린다. 물 속에 들어갔다. 구명조끼를 입어 다 물에 뜨니 비록 아무리 깊은 물이지만 위험이란 것을 느낄 수 없었다. 물 속에 들어가는 연습을 해보는 것도 재미다. 다시 배를 타고 아래로 내려가자 물살은 급해진다. 가이드는 "양 현(양쪽의 노) 저어"한다. 노를 급히 접으면서 물살을 통과했다. 물살이 올라오면서 "아 이런 재미가"느끼면서 스릴이 만끽했다. 그리고 2km 가량 지나자 정말 무서운 급류다. 물살은 1m아래로 내리치면서 한 굽이돌았다. 힘껏 노를 저으면서 내려오자 배는 1.5m 위로 치솟으며 떨어지자 돈다. 난 그만 허리를 배 위쪽으로 세우지 못하고 배에서 떨어져  빠져버렸다. 다른 일행은 온전한데 나만이 물에 빠진 것이다. 급류에 빠져버리자 가이드가 말했듯이 "급류에서는 수영 아무리 잘 하는 사람도 힘 못 쓴다"고 하던 말이 생각났다. 수영을 해보려 했지만 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물살에 내 몸은 내동댕이치면서 무릅이 바위에 부딪쳤다. 마음을 가다듬고 물위로 올라 가이드가 가르쳐 준대로 다리를 아래로 행하며 하늘을 위로 보면 뜨자 물살에 따라 떠내려 갈 수가 있었다. 내가 배에서 떨어지자 내가 탔던 배는 멈춰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생명의 위험은 없다고 생각했지만 급류가 이렇게 무섭구나 생각이 들었다. 다시 생각해보면 몸의 유연성이 없어 그런 것이라 다 나이 탓이다. 나도 혼 좀 났지만 우리 뒤 따라 오는 배는 전복되는 사고가 있었었다. 8명 중 2명은 나오질 못하고 어쩔 줄 못하며 물을 먹으며 당황하고 있었다. 가이드가 급히 달려가 구출을 했다. 물에 빠져 울던 아가씨가 다시 뭍으로 나오더니 그래도 재미가 있었던지 웃는다.
  다음에 한 고비의 급류가 있었다만 이제는 좀 능숙해졌는지 아무런 위험 없이 잘 내려왔다. 오후 3 시반 탔는데 해가 기울고 있었다. 보트를 들고 도로에 나오자 그네들이 운전해서 갔다 놓은 내 차가 기다리고 있었다. 급류 타기는 위험할 수록 스릴이 있다. 나는 오늘 누구보다 급류 타기를 즐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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