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이 아름다워 강경(江景)이라고 했다. 금강은 공주를 거쳐 부여를 지나 강경에 이르면 뱃길이 열린다. 작은 배는 부여, 공주까지 갈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배는 강경에서 닻을 내린다. 강경은 철도가 없던 시절 금강의 가장 내륙에 있는 뱃길이 열리는 최고 통의 요지였다. 금강에서 최고의 전망대가 옥녀봉이라는 생각이다. 위쪽으로는 공주에서 흐러 오는 강을 볼 수 있고 군산으로 흘러가는 강을 조망할 수 있다. 또한 넓은 논산 평야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최근 사라진 봉화대를 복원하였다.
황복으로 유명한 태평식당에서 복국을 먹고 바람 쏘일 겸 이곳에 오르면 적당한 곳이다. 근래 관광지로 새 단장을 한 것 같다. 아래에서 바라 본 옥녀봉이다. 옥녀봉에는 느티나무 한 그루와 봉수대가 있다. 공원으로 조성하면서 민가 한 채가 철거되지 않고 남아 있다. 그 집에 옥녀라도 사는 것일 가?
간판에서 옥녀의 전설을 보면 하늘나라에 사는 옥녀가 이곳으로 내려와 경치를 보다 그만 경치에 취해 올라갈 시간을 지체하여 옥황상제께서 올라오라는 나팔소리에 급한 나머지 한 쪽 가슴을 드러낸 채 하늘나라로 오르다 옥황상제가 화를 내 다시 쫓겨났다는 전설이다. 전설이란 정말 누군가에 꾸며낸 이야기로만 볼 수도 있지만 실제 있었던 이야기가 전설로 내려 올 수도 있다고 생각해본다.
이 전설을 실제 있었던 이야기로 다시 꾸며 보면, 이 고을에 살았던 양반집 규수인 옥녀가 한 여름 보름달이 뜨는 날 밤 금강에서 목욕을 하고 옥녀봉에 올라 와 총각을 만나 사랑을 하게 되었다. 양반집 대감(옥황상제)께서 옥녀를 찾았으나 옥녀는 사랑에 그만 취하여 몸을 반쪽(?)만 내주고 말았다. 양반집 대감은 이미 옥녀와 혼사를 정해 놓았기에 옥녀의 사랑을 허락할 수 없었다. 양반집 대감은 옥녀를 내 쫒자 이곳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된다. 그 이 후 사람들은 "옥녀의 이야기는 미화되어 하나의 전설로 내려 오게 되었다고" 해도 그럴듯하다.
이곳은 지금도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걷고 싶은 곳이다. 옥녀봉에는 못다 이룬 사랑의 슬픈 이야기가 얼마든지 나올 수 있는 개연성이 있다. 옥녀봉의 정상에 느티나무 한 그루 보기 좋다. 정말 있어야 할 자리에 서 있는 느티나무다.
옥녀봉에서 군산으로 흘러가는 금강이다. 저 멀리 황산대교가 놓였다. 그 다리가 없던 시절에 유명한 나루터였다. 강 위에 배 2척이 떠 있다. 그곳이 유명한 강경포구이다.
옥녀봉 앞에서 금강이 논산천과 만난다. 위쪽에 보이는 강이 금강이고 아랫쪽에 보이는 강이 논산천이다. 논산천은 계룡산과 대둔산 사이에 흐르는 물이 모여 논산천을 이룬다.
팔각정 옆에 민가가 있다. 이곳에는 110살의 노모와 그 노모를 모시고 사는 76살의 며느리가 구멍가게를 하며 살고 있었다. 물건을 팔아 줄 겸 할머니를 보고 싶어 들렸다. 시어머니를 모시고 사시냐고 여쭙자 그렇다며 시어머니 연세가 110살이라고 이야기 해줬다. 건너 방에 계신다며 날씨가 따뜻해지면 밖으로 나오신다면 그 때 보실 수 있다고 한다. 옥녀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옥녀봉을 백년을 지키고 계신 할머니가 바로 옥녀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며느님에게 참 장하시다며 인사를 건네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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