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무슨 일이 있으면 연락도 하고
아들 딸 목소리도 들려줬던 전화기 소리 들은 지 오래다
전화기도 어머니를 닮아 가고 있다.
세상소식도 듣고
가끔 웃음까지 주었던 TV도
자리만 지키고 있을 뿐 숨을 거두려고 하고 있다.
가끔 드렸던 용돈
다시 손자에게 줘 자신은 쓰지도 못했지만
이제 용돈도 간직하지 못하니 드릴 수 없게 되었다.
우리 칠남매의 큰 바람막이가 되었던 어머니가
얼굴 주름도 깊어 가고
정신도 하나 둘 꺼져가고 있다.
작년 결혼 한 손자에게
증손녀 하나뿐인데
아들도 딸도 잘 크냐고 물으신다.
좋은 것은 아까워 못 드시고 나중에 버리기만 하시는 어머니
어제 찐빵을 사 드렸으나 하나만 드시고 남은 것은 가지고 가 애들 주라 하신다.
다 잃어버려도 언제나 주고 싶은 마음은 변함 없다.
2009. 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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