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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각

재기야 잘 가라

by 仲林堂 김용헌 2010. 1. 10.

재기야

어찌 그리도 일찍 떠난단 말이냐

사랑하는 아내

귀여운 자식들

그리운 친구들 남기고서

 

너는 강단이 있었어

언제나 같은 모습이었다.

바로 이게 건강 체질이라고 우리에게 가리켜 주기라도 하듯

네 자신을 잘 관리해온 줄 우리는 안다.

우리는 네가 백수라도 누릴 것이라 믿었다.

 

이 세상에 할일도 아직 많았는데

저 세상에 어찌 그리 급한 일이 있는 가

이렇게 갑자기 떠나냐

 

재기 자네는 

하나의 흐트러짐도 없이 자신을 낮추고

싫은 일 다 떠맡고

언제나 솔선 수범하는 모범을 보여줬다.

너는 영원한 선생님이었다.

 

쓸 것 안 쓰고

먹을 것 안 먹고

입을 것 제대로 한 번 입어보지 못한 채

남아 있는 사람을 위하여

당신은 근검 절약의 모범선생이었오.

 

이 세상에 나와

단것 삼가고

쓴 것만 먹고 떠나는 것만 같다.

쓴 것이 약이라 했으니 저 세상 가서

영생하거라

 

우리가 처음 만난 것이 1968년이니

이제 35년이다.

그간 나눈 우리들의 우정은 한결같았어

자랑하고 싶은 우리들의 우정

조그마한 위안을 안고 떠나라

남아 있는  우리들

경진, 용헌, 태석, 병헌, 병훈, 희태, 동, 영원, 용환, 정환, 정희, 동수, 홍식, 철우, 동찬

너를 고히 보내드린다

 

2008. 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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