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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만제(서호공원)

축만제에 올 처음 찾아 온 겨울 철새

by 仲林堂 김용헌 2021. 10. 10.

세월은 흐른다고 한다고 하지만 세월이란 시간은 변함이 없이 그대로 있고, 시간과 함께 하는 세상의 모든 것은 그대로 있는 것이 아니고 변화되고 있다. 세상에 변화가 없는 것은 하나 없다고도 볼 수 있다. 그 변화 중에 가장 눈에 띠는 것이 일년에 한번씩 철새가 찾아오고 떠나가는 것일 것이다. 겨울 철새를 보며 또 한 살 더 먹는 가! '막을 수 없는 세월의 한'을 느끼게 한다.  

 

어제 축만제(축만제) 둘레길을 돌면서 수백마리의 철새를 보았다. 그저께까지만 해도 없었다. 철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들린다. 축만제 둘레길을 돌면서 이들 철새에 대한 생각에 잠겨 본다. 저 새들은 지저귀는 소리가 그들 사이의 대화일가? 아마 그렇다면 이들의 대화란 수천키로를 무사히 비행하여 이곳 축만제까지 성공적인 도착을 서로 격려하거나 비행에서 있었던 무용담을 나누고 있는 것일가? 상상해 본다.

 

또 사람들과 이들과 비교해 본다. 우리는 단지 몇 미터도 날 수 없는데 이들은 수천키로를 날 수 있으니 인간이 없는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돈도 필요 없을 것이고, 옷도 필요 없다. 그러니 욕심도 비울 수 있을 것 같다. 만물의 영장이라고 자칭하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능력과 비교할 수 없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들도 인간이 없는 이런 능력이 있다. 그들의 존엄도 인정하고 지구촌의 한 가족이라고 보며 상생함이 하늘의 이치가 아닐 가 생각해 본다. 우리도 이 지구라는 행성에 잠깐 소풍 나왔으며, 그들도 역시 소풍 나온 것일 뿐이다. 서로 천운이 맞아 잠시 만난 것이다.

 

요즘 누구 한 사람 저 물 위에 떠서 노니는 철새를 잡아먹으려 하거나 해코지 하는 사람이 없다. 세상이 많이 변했다. 내가 어릴 적에는 사냥이란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했다. 그 때는 약육강식의 야생 법칙만 있었는데 지금은 너도 살고 나도 살자하니 세상이 풍족해서 그럴 가? 이제는 서호공원에 팔뚝만한 잉어도 수천마리 물 위에 떠 있는 철새를 잡는 게 아니라 보는 흥미에 만족해 한다. 좋은 세상이 되었다.

 

축만제에 올 처음으로 찾은 흰뺨검둥오리다.
철새들은 서로 모여 있다. 우리가 모르지만 이들 사이에서 어떤 관계가 있을 게다.
오늘 오전에 들깨 수확을 하면서 본 철새다. V자형 대형을 만들며 날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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