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를 오래 보니, 집중이 안되고 눈이 잘 보이지 않아 점심 먹고 바람 쏘이려고 카메라를 챙겨 집을 나섰다. 날씨가 풀리자 어김 없이 꽃들이 피어나고 있다. 옛 시인 묵객은 꽃은 해 마다 봄이 오면 피는데 사람의 봄은 어찌 다시 오지 않는 냐며 청춘을 아쉬워하고, 나이듬을 서려워했다. 어느새 나도 그 분들과 같은 처지에 있음을 실감한다.
지금 서호공원에는 봄 무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 매화, 산수유, 영춘화는 무대 뒤로 사라졌고, 지금 나오는 주인공은 목련, 개나리, 진달래, 살구꽃이다. 또 초본 중에서는 냉이와 꼬깔제비꽃이 화장을 끝냈다. 다음 봄 무대를 빛낼 주인공은 벚꽃이다. 벚꽃은 가슴이 부풀러 올라 있다. 다음 주 후반에는 올해에도 역시 이목을 끌 것이다.
냉이가 군집을 이뤘다. 크기가 평균 10cm나 될가 작다. 혼자는 어려울 때 의지할 수 없고 외로우니 함께 마을을 이뤘다.
엄돌설한에도 굳굳하게 푸름을 유지했던 부들이다. 옛 선비들은 추운 겨울을 보낸 세 벗이라며 세한삼우(歲寒三友)로 소나무, 대나무, 매화를 일컬으며, 이들을 그림 소재로 많이 사용하고 있다. 부들은 세한사우에 껴주지 않았지만 추운 겨울을 세한삼우 못지 않게 잘 보낸다. 세상에는 이렇게 알아주지 않더라도 절개(?)를 지키며 굳굳하게 살아가는 민초들이 얼마나 많은 가! 생각해 본다.
봄까치꽃이 서호공원 여기 저기에 있다. 내가 네 이름을 알고 나서 네가 이렇게 많이 핀다는 것을 알았다.
봄의 전령사 산수유가 아직도 버티고 있다. 봄 꽃은 물러날 때 깨끗하게 간다. 간혹 물러날 때를 모르고 돈과 권력에 매달리며 지저분학 떠나는 사람이 있다.
하늘도 푸르지 않고, 역광이며, 벚꽃은 망울만 졌지 피지를 못하고 있다.
잔득 꽃망울을 짓고 있다.
개나리가 활짝이다. 개나리 같이 흔한 꽃이 또 있을 가? 흔하니까 귀한 대접을 못받지만 벚꽃 다음으로 봄을을 가장 많이 색칠하고 있다.
아름답지는 않아서 일가? 집단으로 대응한다.
흔한 쑥이다.
살구꽃이다. 살구가 벚꽃보다 조금 이르고, 매화보다는 늦다. 살구는 매화와 아주 비슷하다.
개나리꽃을 바탕으로 놓고 뭉게 색다른 화면을 만들었다.
서호공원 동쪽으로 가운데 쯤 있다. 이곳에 여러 살구나무가 있다. 수원시에서 살구나무를 매화나라 푯말을 걸어놓아 그동안 살구나무를 매화나무라고 했다. 나는 이번에 수원시에 푯말이 잘못되었다는 민원을 냈다. 오늘 그곳에 가보니, 매화나무 푯말을 없어졌고, 살구나무 푯말로 바꿔 있었다.
살구나무 꽃이다.
살구꽃은 벚꽃과 비슷하다. 살구꽃은 꽃이 겹겹이 붙어 있지 않는 것 같다.
목련이 꽃 망울져 있다.
목련인 필 때보다 이렇게 꽃망울졌을 때 멋 있어 보인다. 펭귄이 남극의 신사라고 한다면 나는 목련을 봄의 신사라고 부르고 싶다.
목련꽃이 한창이다. 꽃은 벚꽃과 같이 순간 사라진다. 크라이막스는 오래 가지 않는다.
위에서 내려다 본 목련 꽃이다. 깨끗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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