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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각

제초제와 왕우렁이

by 仲林堂 김용헌 2015. 8. 6.

벼에 분홍색 알덩어리가 붙어 있다. 이것이 사람 대신, 제초제 대신 논에 풀을 없애 주는 왕우렁이 알이다. 자세히 보면 이 알덩어리에 100여개 알이 있붙어 있다. 이 알에서 깨어나온 우렁이 벼는 억세어 먹지 않고 풀은 모조리 없애 버린다.

1960년대 우리는 논에 자라는 풀을 어떻게 없앴을 가? 호미로 땅을 파내어 풀이 못 나오게 했다. 이것을 논매기라고 한다. 세번 논을 매 주고 네번 째는 만물이라하여 호미를 사용하지 않고 손으로 풀을 뽑아 땅에 묻는 작업을 했다. 논매기 작업은 어찌나 힘드는지 여럿이 공동작업으로 했다. 이것을 두레라고 한다. 두레가 나면 깃대가 앞서 가 자리를.잡고 깽가리, 징, 장구, 북의 풍물패가 신명나게 풍장을 친다. 풍장소리는 허리 끊어지는 고단한 노동을 신명으로 녹아 내버리고 놀이로 승화시켰다.

옛말에 농사란 풀과의 전쟁이라고 했다. 풀을 잘 매주는 것이 농사 중 첫째였다. 그 만큼 어려운 것이 풀매기었었다. 호미...로 풀을 매면서부터 농경이 시작되었다 고 볼 있다. 이렇게 보면 손으로 하는 농사는 아마 기원전 3000년전부터 1967년까지 지속었던 같다. 제초제를 쓰기 시작한 것은 불과. 40년전이다. 우리 세대부터 편한 농사를 하게 된 것일뿐 우리 선조들은 수십대 걸처 손으로 뽑는 고단한 농사를 했다.

오늘날에는 제초제 없이도 우렁을 논에 풀어 놓아 우렁이 풀을 다 먹어치워버리는 편한 농업을 하고 있다. 예전에는 이런 것을 왜 생각 못했을? 요즘 사람들 참 시대를 잘 만났다. 아도 나도 100년 전에 태어 났다면 별수없이 풀과 전쟁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요즘 우리는 참 좋은 세상에 살고 있다. 수천년동안 변함없이 지속된 풀과의 전쟁으로부터 해방시킨 기막힌 발명품 제초제나 왕우렁이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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