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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화성

수원화성의 華石

by 仲林堂 김용헌 2015. 1. 4.

 오늘 아침 SBS "식사하셨습니까"란 프로에서 이영자가 한 겨울 농촌 들녁을 지나면서 이제 먹을 것이 없다고  요리 전문가에게 말하자 요리 전문가는 그렇지 않다며, 그래도 먹을 게 있다며 차를 세운다. 들깨 태운 곳에 가서 불타고 남은 재를 맛보고, 낙엽이된 깻잎을 먹어 보라며 향이 나온다고 한다. 그러더니 콩밭에 가서 탈곡한 콩대 부스러기를 뒤적이면서 이삭 콩을 줍는다. 이런게 먹을 거라며 불을 피우고 남비에 콩을 볶는다. 콩볶으면서 옛 추억 이야기를 나누니 아무 것도 없는 곳 같았지만 이야기 거리가 된다. 누구든지 찾을 수 없다고 했을 때 예상을 뛰어 넘어 찾아 낸다. 그게 반전의 흥미이다.   

 

사진도 그런게 아닌가 싶다. 요즘 밖에는 풀도 말라 있고 나무도 낙엽이 졌고, 살아 있다지만 월동에 들어가 있어 까칠하기만 하다. 생명이라고는 땅속에서 잠자고 보이는 것은 거의 무생물뿐이다. 이런 환경에서 사진도 찍을 꺼리가 거의 없다. 눈이라도 왔으면 설경이 되겠지만 최근에는 눈도 없다. 

 

나도 그래도 무엇인가 찾아 보자며 수원화성을 향해 집을 나섰다. 비록 하찮은 것이라도 깊이 들어다 보면 그 속에서 무엇인가를 유심히 찾아 보자며 했다. 작년부터 화성연구회에 가입하여 화성기록기록위원회 소속으로 화성사진을 찍고 있다. 그간 화성 사진을 찍었지만 주로 야경이나 일출일몰 사진이다. 아직까지 화성의 성벽은 잘 보지 못하지 않았나 생각도 들었다. 성벽의 돌을 더 유심히 보자 돌도 묵으면 얼굴을 가지고 있음을 알았다. 작은 것이고 별 것은 아닌이다. 비록 그렇지만 작은 것에 의미를 불어 넣어 보았다.   

 

하찮은 것을 하찮게만 보지 않고 그 속을 잘 보면(格物하면) 그속에서 감동하게 되고, 그런 순간들이 모여 아름다운 삶을 만들어 간다면 더 많은 행복을 누리지 않을 가 본다. 비록 하찮은 것이라 업신여기지 않고 그것으로부터 그 속에도 우주가 있음을 안다면 하나의 살아가는 즐거움이 아닐 가 한다.

 

[華石]

하얀 돌에

금색 물감을 뚝뚝 떠러트리고

흑색 물감을 그 위에 심자

돌에서 하나의 꽃으로 피어난다.

시들을 줄 모르는 꽃

화성의 꽃  

     

 

 

[화성을 지키는 사람]

사람의 형상이 박힌 문양석이다. 이 사람이 누구일가? 이 돌을 보는 사람의  상상에 맡겨 본다. 이 성을 쌓았던 석공일 수도 있고 이 성을 지켰던 군인일 수도 있다. 오늘날에는 노동자로 볼 수 있고, 노동자를 감시하는 감독일 수도 있다. 나는 화성을 지키는 사람으로 작명했다.

 

 

 

[龍巖폭포]

이 사진도 문양석이다.

폭포에서 물이 떨어지는 모습같기도 하고,

그 아래 형상은 입을 크게 벌리고 있는 물고기로도 보이고,

다르게는 늑대로도 멧돼지로도 보인다.

용이라고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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