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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한바퀴

만추(晩秋)에 만석공원을 걸으며

by 仲林堂 김용헌 2021. 11. 12.

기온이 뚝 떨어지고 나뭇잎새는 하루가 다르게 단풍이 들고, 낙엽이 되어 떨어지고 있다. 나뭇 잎새도 임무를 다 맡치고 때가 되어 흙으로 돌아가고 있다. 잎새는 여름 내내 푸르기만 했는데 가을이 되자 울긋불긋 색깔이 천태만상이다. 갇친 틀에서 벗어나 자유분방하다. 단풍은 오래 가지 않는다. 아름다움을 오랫동안 품고 있을 수는 없다. 한 순간 나왔다가 사라지게 된다. 단풍이 드는 지금이 올 한해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간이다. 이 시절도 오래 가지 않는다. "아름다운 자연과 벗이 되어 보자구나" 생각이다.  

 

오늘은 판교공세일사 제례 봉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만석공원으로 동네 한바퀴 산책이다. 서호천으로 거쳐 영화천으로 진입하여 만석공원을 한바퀴 돌고 역순으로 영화천을 지나 서호천을 만나 축만제 새싹교까지 도착하여 우리집 한진현대아파트까지 돌아오는 코스다.

 

서호천변 가로수길을 만났다. 가로수 길에 걸린 간판이 재미 있다. "눈물 속에서는 갈 길을 못본다."라고 말하고 있다. 눈물 속에 경황 없다면 바른 판단을 할 수 없다. 그리고 "사색의 거리"란 간판이 보인다. 걷는 것은 철학자가 되게 한다고 한다. 장자크 루소는 "나는 걸을 때만 명상을 할 수 있다. 걸음을 멈추면 생각도 멈춘다"고 했다. 걷기는 생각을 갖게 할 뿐만 아니라 튼튼한 몸을 만들 수 있으니 심신(心身)에 좋은 보약이라 할 수 있다. 

 

"눈물 속에서는 갈 길을 못본다." 그래서도 웃으며 살아야 한다.
사색의 거리를 걸으며 오늘 판교공 세일사 중 있었던 일에 생각이 갔다. 양천허씨산도와 분파도 해설, 집례, 용득의 무례한 소동이다. 

 

징검다리다. 이런 다리가 있어 건널 수 있다.
맑은 물이 아래로 시원하게 흐른다. 좌우에 단풍이 물들고 있다.
뭉게구름 떠 있고, 저 멀리 수변 끝에는 단풍이 물든 나무들이 하나의 풍경을 만들고 있다.

 

길을 걷는 사람들! 자유로운 행보다. 나도 누구 간섭없이 내 갈 길을 간다.

 

가로수 길은 길게 이어지고 있다. 저 길은 누구 것도 아니다. 내가 가면 내가 주인이 된다.
갈대가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갈대는 흔들리지만 꺾이지는 않는다. 단지 흔들릴 뿐이다.
연 잎이 다 시들고 줄기만 남았다.
붉게 물든 단풍이 아름답다. 죽는 것은 당사자가 되면 무섭고 싫은 것일지 몰라도 남보기에는 아름다운 풍경이 된다.

 

메타스큐어나무도 겨울을 준비하고 있다.
단풍나무가 빨갛게 물들었다. 지나는 사람들이 발길을 멈추고 사진을 찍고 있다. 아름답기 때문에 사진을 찍는다. 저 사람들도 아마 아름다운 마음을 가지고 있지 않을 가 짐작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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