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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서울대 종양내과 검진받다.

仲林堂 김용헌 2023. 2. 2. 20:29

용산역에서 동생을 마중하면서 찍은 열차도착시간 안내이다. 4분지연이 1열차, 2분지연이 1열차, 나머지 4열차는 지연이 0분이다. 열차도착시간 이렇게 정확한 나라 또 어디 있을 가?
호남선 열차가 출발하는 용산역이다. 아침 8시반에 많은 사람들이 열차를 타러 나와 기다리고 있다. 실내 마스크 해제되었지만 마스크 안 쓴 사람이 거의 없다.
서울대학교 병원 종양내가 본 진료를 대기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예비진료를 기다리는 사람들이다. 환자는 나이 든 사람들이 많다.

서둘러 집을 나섰다. 논산역에서 오는 동생을 용산역에서 8시 30분에 만나기로 하여 전철을 타고 30분이나 먼저 도착했다. 내 동생은 충남대학병원에서 암 수술하고 치료를 받았으나 재발이 되었다. 재발 원인 중 하나로 충남대학교 의료진의 실수라고 생각하며, 충남대학교병원의료진에 대하여 불신하여 서울대학교 병원을 찾은 것이다.

 

암이 재발한 동생의 마음은 자신이 살 수 있을 가? 엄청 생명의 위험을 안고 죽음이란 불안 속에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형으로서도 안타까운 마음 그지 없다. 내가 도울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지만 낭떨어지게 떨어지는 절망에 있는 동생에게 마음으로나마 작은 위안이라도 줄 수 있을 가하여 오늘 동생을 만나러 왔다. 

 

동생이 가방을 하나 들고 내가 기다리고 있는 안내소 쪽으로 걸어나왔다. 아침은 했냐고 물으니, 아침식사 했다고 말한다. 용산역에서 종로5가 서울대병원까지 대중교통으로 가려고 일단 서울역까지 전철을 탔다. 동생의 걸음걸이는 정상이 아니였다. 나보다 뒤처졌다. 아무래도 환자가 서울역에서 4호선으로 환승하여 혜화역까지 가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철로 가려고 한 생각을 고쳐 서울역에서 택시를 타고 서울대학교병원 암센터에서 도착했다. 택시를 타고 온게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암센터에 들어서자  1층 바로 입구에 있는 종양내과로 갔다. 첫 방문환자는 등록번호를 받았다. 그리고 충남대학교 병원에서 받아온 진료서류와 CD 등록을 했다. 진료서류가 두꺼운 책 한 권 분량이다. 그 다음은 예비검진이다. 번호표를 타고 동생 순서가 되어 예비검진실에서 입장하여 진료서류를 주니, 그것을 받아 본검진 의사가 파악할 수 있는 진단서류를 10여분간 입력했다. 예비검진을 받은 후 키와 체중을 측정하고 나서 맡긴 CD를 찾은 후에 본진찰을 받을 육정환교수 진료실 앞에서 진료 차례를 기다렸다.

 

병원 대기실에는 수 많은 암환자들이 있었다. 이 많은 환자들이 내 동생과 같이 암에 걸려 찾은 환자와 그 보호자들이다. 진료 대기하면서 얼마나 불안 초조에 있을 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죽냐 살 수 있냐를 심판하는 의사다. 의사의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올 가? 다들 희망의 말을 간절하게 듣고 싶을 것이다. 

 

동생의 차례 전에 육정환교수 담당 간호사가 충남대학교에서 가지고 온 조직검사 표본을 제출하라 하여 줬다. 잠시후 간호사가 '김용길 환자'를 불렀다. 나도 따라 들어가 진료이야기를 들었다. 의사의 첫 마디가 "암이 좋은데요."라고 말했다. 무슨 뜻일가? 암이 많이 퍼저있다는 뜻인가? 아니며 이 암은 치료하면 호전될 수 있다는 말인가? 동생은 충남대학교에서 수술을 잘 못했고, 치료도 잘 못했다고 말한다. 의사가 왜 그러냐고 물었다. 복수에서 물이 챘고, 살이 쩌 체중을 줄이라고 하여 하루 2끼 식사를 했다. 항암제 치료 후 2개월이나 지나서 조직검사를 받아 암을 키웠다고 말한다. 의사는 조용한 목소리로 하나 하나 대답을 했다. 특히 조직검사는 바로 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며 충남대학교 의료진이 잘 치료를 하고 있다고 말한다. 충남대학교병원에서 쓰고 있는 주사 하나가 300만원자리라며 좋은 약을 사용하고 있다. 우리도 치료도 충남대학병원과 다를 게 없다며, 같은 방법으로 치료할텐데 굳이 먼 이곳까지 와서 할 필요가 없다며 충남대학교 병원에서 잘 치료 받으면 좋을 거라고 말했다. 또 암이라 것을 같이 살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암 세포가 있다고 하여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뜻이었다. 음식도 잘 먹으라고 했다. 

 

육교수의 검진을 받고 나왔다. 진료비를 계산하니, 겨우 1,400원이다. 우리나라 최고의 의사에서 검진을 받았는데 진료비가 겨우 1,400원이라니 놀랍다. 어두운 마음으로 병원에 들어섰으나 나올 때는 치료가 된 것은 아니지만 마음이 한결 가벼워짐을 느꼈다.

 

밖에서 점심식사를 할 가?하나가 직원에게 식당을 물어보니 지하에 직원식당이 있다고 하여 갔다. 식비라 인당 6,000원이다. 의사, 간호사, 그리고 일반인도 먹을 수 있는 식사다. 식사 량과 품질도 좋았다. 

 

다시 택시를 타고 용산역까지 와서 동생은 새마을열차로 보내고 나는 전철로 집으로 갈 때보다는 좀 가벼운 마음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