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대중이 선호하는 창작 유교음악 발굴 필요

仲林堂 김용헌 2020. 6. 3. 07:25

신임 성균관장 취임식이 지난 달 28일 천여 명의 유림이 참석한 가운데 있었다. 이날 취임식에 식전 음악 연주가 있었으나 유교음악이 아니라 전통가요였다. 전통가요는 나쁘고 유교음악은 좋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아무래도 전통가요는 유림에게는 품격이 맞지 않는 것 같았다. 취임식을 보면서 경축일에 그리스도교에서는 찬송가를 부르고, 불교에서 찬불가를 부르는데 우리 유교는 "우리만의 음악이 없이 전통가요를 연주하는 가?"하는 아쉬운 마음에 유교도 대중이 선호하는 음악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고, 음악과 관련된 공자의 생애, 전통음악의 종류와 그 의미에 대하여 살펴본 후 유교음악 활성화를 위한 제안을 건의한다.

 

공자는 세상을 경영하는 사상으로 인()을 만들고, 인을 실천하는 방법으로 예악(禮樂)을 강조했다. ()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이 예()라면 악()은 마음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그리고 시()에서 감흥을 일으키고, ()에서 근간을 세우고, ()에서 성정을 완성한다고 했다. 논어에서 음악관련 내용이 열아홉 차례 나오고, 공부자성적도에서 거문고가 있는 그림이 아홉 번 나온다. 그 중에서 행단예악(杏壇禮樂)을 보면, "공자님께서 노나라에 돌아 왔으나 노나라는 끝내 등용하지 않았으며 또한 벼슬할 생각을 하지 않으셨다. 그리고는 매일 행단에 앉아 제자들과 함께 거문고를 타시면서 서경(書經)을 서술하고, 예기(禮記)를 가르치고, 시경(詩經)을 정리하고, 악경(樂經)을 바로잡고, 역경(易經) 등 오경을 찬술하셨다. 이리하여 행단이 만세에 빛나는 성지가 되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유교에서 음악은 예절과 짝을 이루는 존재이자 () 본질로 하는 문화작용으로 여겨진다. 화란 마음의 평안, 사람 사이의 화합에서 나라와 세계의 평화, 나아가 우주의 조화까지를 미친다. 유교의 오경(五經) 가운데 하나인 예기(禮記) 악기(樂記)에는 '대악(大樂) 천지지화(天地之和)'라는 표현이 있다. 하늘과 땅이 모두 평안하고 사이가 크게 화창한 것이 ' 음악'이라는 인식을 보여준다.

 

예수, 석가모니를 포함한 인류의 성인 중에서 공자만큼 음악을 사랑한 분은 없지 않나 싶다. 공자께서는 자주 노래를 불렀고 틈만 나면 거문고를 연주했다. 제나라에서 소() 음악을 듣고 석 달 동안 고기 맛을 알지 못할정도였으니 얼마나 음악에 심취했나! 짐작이 간다. 그런데 지금 유교를 보면 제례악을 제외하고는 유교음악이 거의 없다. 그리스도교와 불교는 새로운 음악이 끊임 없이 창작되고 있다. 이들 종교에서는 온고(溫故)와 지신(知新)이 함께 이뤄지며 발전하고 있으나 유교는 제례악에서 더 이상 앞으로 가자기 못하고 있다.

 

제례악은 전통음악인 아악, 당악, 향악 중에서 아악에 해당한다. 그런데 "아악은 문묘제례악 한 곡, 당악은 여민락과 낙양춘 두 곡밖에 되지 않고, 그 나머지를 모두 향악이라고 하고 부른다. 성악곡으로서 가곡, 가사, 시조도 역시 향악이다."이라고 한다. 민요, 판소리, 산조, 창작국악 등도 향악으로 앞으로 유교음악으로 발전시켜야 할 범주에 들어간다고 본다.

 

전통음악의 구분은 향유하는 계층에 따라 정악과 민속악으로 구분한다. 궁중음악과 양반계층이 즐긴 음악을 정악이라고 하며 민속악은 서민 대중이 선호하는 음악이다. 정악의 특징은 속도가 느리고 장단의 변화도 많지 않다. 음악을 통해 슬픔이나 기쁨을 느끼기 어려우며 표현이 절제되어 있다. 이와 반대로 민속악은 속도가 빠른 것이 많고 장단이 변화가 많으며 시김새가 강하다. 흥이 일거나 슬픔이 느껴지며 희로애락의 감정이 담겨 있다.

 

그간 유교는 정악인 제례악 보존에만 힘썼을 뿐이다. 왕조시대에 있는 궁중이나 양반 중심의 음악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제는 민주국가에서는 일반 시민 참여하며 선호하는 음악이 요구되고 있다. 독축, 홀기의 창홀, 경서성독에서 고저장단을 넣을 때 감정을 살리며 흥미를 끌 수 있는 유교음악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미를 보아 왔다. 우리 선비들은 거문고가 가지고 있는 덕을 벗 삼아, 인을 체득하고, 천일합일을 이루는 동반자로서 거문고를 연주하면서 멋스럽게 노는 풍류를 즐겼다.

 

이제 단절된 선비 음악의 복원이 필요하며, 나아가 대중이 함께 할 수 있는 유교 민속창작음악을 발굴이 필요하다. 이를 위하여서는 성균관 산하에 가칭 "유교음악창작연구소"를 설립을 제안한다. 이 창작연구소에서 창작음악의 작곡, 작사, 가수 발굴, 보급 등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려면 정부나 기타 관련기관으로부터 연구개발비 등 예산 확보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창작된 유교음악은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아 적용하기 쉽지 않을 것이나 성균관, 향교, 서원에서 유림합창단을 만드는 등 활동을 한다면 유교 음악도 새로운 장르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 테고, 음악과 더블어하는 유교 의식은 더욱 흥미를 끌게 될 것이며, 나아가 유교의 발전에 큰 역활을 하게 될 거라고 기대한다.

 

악사들이 성균관 대성전 당상에 배치한 등가에서 문묘제례악을 연주하고 있다.